[理知논술/2007학년도 수시 대비]언어 논술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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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자격 시험화하기 때문에 대학별고사에서 변별력을 구해야 하는 것이 대학의 주요 과제가 됐다. 이는 결국 2007학년도 수시 모집 대학별고사에서 다양한 시험의 장(場)이 펼쳐질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세분화된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채점자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최대한 도모하고, 부수적으로 교과 지식과의 연계를 통해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통합 교과형 논술 유형이 각광받고 있다.

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고교 1, 2학년생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시도될 통합 교과형 논술의 출제 유형을 숙지하고 그에 필요한 학습법 및 배경 지식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출제 유형에 따른 문제도 포함해 올해 수시 모집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제시문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가) “인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남녀 이천 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섬에 들어올 때엔 먼저 부(富)하게 한 연후에 따로 문자를 만들고 의관(衣冠)을 새로 제정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땅이 좁고 덕이 엷으니, 나는 인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숟가락을 쥐고, 하루라도 먼저 난 사람이 먼저 먹도록 양보케 하여라.”

다른 배들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가지 않으면 오는 이도 없으렷다.” 하고 돈 오십만 냥을 바다 가운데 던지며, “바다가 마르면 주어 갈 사람이 있겠지. 백만 냥은 우리 나라에도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작은 섬에서랴!” 했다. ㉮그리고 글을 아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배에 태우면서, “이 섬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고교 문학 교과서, 『허생전』]

(나) 지식 전문가는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거나 혹은 그것에 만족하고 있을 수도 있다. 즉 그는 어리석게도 보편을 특수의 시녀로 만들어 버리는 일을 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기 검열을 실행하여 비정치적인 ‘불가지론자’가 되는 것이다. 권력이 압력을 가해서 그로 하여금 가치 있는 부인(否認)을 포기하도록 하는 수도 있다. 그는 이의를 제기하는 자기의 권한을 포기하게 되는데, 이것은 전문가로서의 자기 기능에 큰 손실을 입지 않고서는 되지 않는 일이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그는 지식인이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만일 그가 자기 이데올로기의 특수주의를 파악하고 그것을 부당하게 여기게 될 때, 또 자신이 자기 검열을 통해 권력자의 원칙을 자기 것으로 내면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불구가 되어 결코 편안할 수 없는 자신을 거부하기 위해 자기를 형성해 낸 이데올로기를 의심스럽게 검토하게 될 때, 지배자의 2급 하수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자기가 모르는 혹은 의문시하는 것이 금지된 목적을 위해 봉사하기를 거부하게 될 때, 그때 실용 지식을 지닌 전문가는 괴물, 다시 말해서 ‘자기와 관련되는 것에 관심을 갖는’ 지식인이 된다. 그는 (외적으로는 자기 삶을 인도해 가는 원리들에 대해, 또 내적으로는 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와 관계없는 일에 관심을 갖는 자’라고 이야기하는 지식인이 되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 풀어보세요

1. (가)의 배경이 되는 당시의 현실을 고려하여, ㉮의 문제의식과 관련된 바람직한 지식인의 역할을 (나)에서 추론하여 논술하시오. (300자 내외)

■ 제시문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2∼3)

(가) 쾌락은 여러 가지 다른 근원에서 생긴다고 벤담은 지적하였다. 감각·부(富)·재주·자선·악의, 이 밖의 여러 가지 것에서 오는 쾌락들이 있다. 그런데 그 자체로 나쁜 쾌락은 없다. 모든 쾌락은 그 자체로 선하다. 그러나 인간 생활의 복잡한 사태 속에서 쾌락과 고통은 단일하고 혹은 단독으로 생기지 않고, 오히려 인과적인 여러 가지 상호 관계 속에서 생긴다. 그러므로 최대의 행복에 도움이 되고, 이에 따르는 여러 가지 고통으로부터 될 수 있는 데까지 자유롭게 되도록 우리가 쾌락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인도하는 이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벤담이 말한 바와 같이, 갖가지 행위의 정확한 쾌락의 양과 고통을 측정하는 계산이 공리주의자들에게는 필요하다. 벤담은 정부의 정책들과 사회의 시책들이 물체들의 운동과 속도를 측정하는 것과 똑같은 과학적 정확성을 가지고 결정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나중에 쾌락의 계산이라 불리게 된 것을 발전시켰던 것이다. 모든 쾌락과 모든 고통의 양은 오직 쾌락이나 고통을 일곱 가지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올바르게 측정될 수 있다. 이 일곱 가지 관점은 쾌락과 고통의 강도·지속성·발생의 확실성·근접성·다산성(多産性, 동일한 종류의 감각이 뒤따를 가능성)·순수성(반대되는 종류의 감각이 뒤따르지 않을 가능성)·범위(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의 경험에 있어서의 쾌락의 질)이다.

[스털링 P. 램브레히트, 『서양 철학사』]

(나)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 평등한 원초적 입장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사회 계약론에 있어서 자연 상태에 해당한다. 이 원초적 입장을 역사상에 실재했던 상태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더구나 문화적 원시 상태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일정한 정의관에 이르게 하도록 규정된 순수한 가상적 상황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상황이 갖는 본질적 특성 중에는 아무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계층상의 위치를 모르며 누구도 자기가 어떠한 소질이나 능력, 지능, 체력 등을 천부적으로 타고났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심지어 당사자들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특수한 심리적 성향까지도 모른다고 가정된다. 정의의 원칙들은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 속에서 선택된다. 그 결과 원칙들을 선택함에 있어서 아무도 타고난 우연의 결과나 사회적 여건의 우연성으로 인해 유리하거나 불리해지지 않는다는 점이 보장된다. (중략)

내가 주장하려는 것은 원초적 입장에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상이한 원칙을 채택하리라는 것이다. 즉, 첫 번째 원칙은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의 할당에 있어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며, 반면에 두 번째 것은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예를 들면 재산과 권력의 불평등을 허용하되 그것이 모든 사람, 그중에서도 특히 사회의 최소 수혜자에게 그 불평등을 보상할 만한 이득을 가져오는 경우에만 정당한 것임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소수자의 노고가 전체의 보다 큰 선에 의해 보상된다는 이유로 어떤 제도를 정당화하는 일을 배제한다. 다른 사람의 번영을 위해서 일부가 손해를 입는다는 것은 편리한 것일지는 모르나 정의롭지는 않다. 그러나 불운한 사람의 처지가 그로 인해 더 향상된다면 소수자가 더 큰 이익을 취한다고 해서 부정의한 것은 아니다.[J. 롤스, 『정의론』]

● 풀어보세요

2. 분배 문제에 있어 (가)와 (나)에 나타난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서술하시오. (300자 내외)

3. 아래 글은 분배 문제의 수학적 해결 방식 중 하나인 ‘분할 선택법’의 사례이다. (나)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방식의 의의와 한계를 논술하시오. (300자 내외)

딸기잼과 사과잼을 절반씩 바른 빵을 A와 B가 나누기로 한다. 빵을 공평하게 나누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① 딸기잼과 사과잼 중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는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는다.

② A가 빵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③ B가 두 부분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남은 부분은 A가 가진다.

이기택 강남중앙학원 논구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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