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을 삼켜라" 윤락녀들의 목숨 건 증거 없애기

  • 입력 2004년 10월 14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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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컥, 우웩 우웩,"

13일 오후 10시 반경 대전 동구 용전동 S휴게텔. 충남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가 윤락현장을 급습하자 김모씨(22) 등 윤락녀들이 황급히 콘돔을 입에 넣어 삼켰다.

윤락녀 5명 가운데 3명은 이미 콘돔을 삼킨 상태였고 1명은 미처 입에 넣지 못했으며 1명은 고통스런 표정으로 삼키려 애를 쓰고 있었다.

경찰은 어린아이 목구멍에서 떡을 빼내듯 이 윤락녀의 입에 손을 넣어 콘돔을 빼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막 윤락을 끝낸 상태여서 콘돔에는 정액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며 "이런 콘돔을 삼키다 기도가 막히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지 아찔했다"고 말했다.

윤락녀들이 콘돔을 삼키려 하거나 경찰이 이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똑같이 콘돔이 윤락을 입증하는 거의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증거이기 때문. 콘돔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윤락업주들은 종종 경찰에서 윤락 사실을 인정했다가 법원에서 진술을 뒤집어 무죄를 받곤 한다.

이 때문에 이 휴게텔 업주 임모씨(41)는 고용한 윤락녀들에게 단속시 콘돔을 빼앗기면 5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는 지침을 전달해 놓았다. 또 윤락을 끝낸 뒤에는 콘돔을 모두 회수해 증거를 없애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이 업주가 회수해 놓은 콘돔 10개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한편 경찰조사 결과 임씨는 2002년 2월 인테리어 사무실로 가장한 100평 규모의 이 업소를 차려 놓고 윤락 영업을 해왔다. 사무실에서 10개의 밀실로 통하는 출입문은 모두 첩보영화에서 보듯 타일벽으로 감쪽같이 위장해 리모콘으로 여닫도록 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임씨에 대해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윤모씨(28) 등 업소 관계자 2명과 현장에서 검거한 박모씨(29) 등 고객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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