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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971년 사이먼&가펑클 그래미賞5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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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오늘]1971년 사이먼&가펑클 그래미賞5관왕

입력 2009-03-16 02:52수정 2009-09-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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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즈 로빈슨, 지금 절 유혹하려고 그러시는 거죠?”

미국 동부의 명문대를 우등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의 집으로 돌아온 21세의 부잣집 청년 벤저민(더스틴 호프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는 귀향 파티에 온 아버지 동업자의 부인(앤 밴크로프트)에게서 노골적인 유혹을 받고 불륜에 빠져든다.

벤저민이 얼마 뒤 대학에서 돌아온 로빈슨 부인의 딸 엘레인(캐서린 로스)을 사랑하게 되자 분노한 로빈슨 부인은 둘 사이의 일을 폭로한다. 낙담한 엘레인은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서두른다. 그제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은 벤저민은 결혼식이 열리는 교회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손을 잡아끌고 도망쳐 지나던 노란 버스에 올라탄다.

1967년 개봉한 마이크 니컬스 감독의 영화 ‘졸업(The Graduate)’.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줄거리뿐 아니라 곳곳에 삽입된 사이먼&가펑클의 노래들로 더 유명해졌다.

1941년생 동갑내기인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은 팝 역사상 최고의 남성 듀오로 꼽힌다. SG워너비가 “사이먼&가펑클처럼 되고 싶다”는 뜻으로 그룹 이름을 지었을 정도.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둘은 1957년 ‘톰과 제리’라는 듀오를 결성해 첫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각각 대학에 진학하며 갈라섰던 둘은 1962년 사이먼&가펑클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냈지만 인기를 끌지 못하자 또 헤어졌다. 프로듀서 밥 윌슨이 1966년 이들의 노래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를 록 버전으로 바꿔 인기를 끌면서 행운이 찾아왔다. 둘은 신곡을 발표했고, 이듬해 영화 ‘졸업’의 성공으로 절정기를 맞았다.

26세의 젊은이들에게는 너무 큰 성공이었을까. 니컬스 감독이 영화 출연을 제의하자 가펑클은 솔깃했고, 작곡과 연주를 전담한 사이먼과의 사이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1970년 내놓은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가 10주간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이듬해 3월 16일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고의 앨범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지만 듀오는 해체됐다.

작달막한 사이먼의 저음과 파마머리 가펑클의 맑은 고음이 빚어낸 천상의 하모니, 한 곡 한 곡 시와 같은 노랫말들을 팬들은 잊지 못했다. 1981년 이들이 콘서트를 연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50만 명이 모여 영혼을 달래주는 두 사람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당신이 지치고, 스스로 초라하다고 느낄 때/당신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내가 그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삶이 힘들고 친구도 찾을 수 없을 때/내가 당신 옆에 머물겠습니다/풍랑이 이는 물 위에 놓인 다리처럼/나를 눕히겠습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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