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나 살기]용인시 두창리 김광식씨

  • 입력 1999년 1월 25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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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원삼면 두창리. 두창저수지가 한 눈에 내다 보이는 곳에 김광식씨(55·사업)가 살고 있다.

김씨의 아침은 저수지 산책으로 시작된다. 불룩했던 배도, 늘 달고 살던 감기도 사라졌다. 김씨와 부인 김낭자씨(49)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나이도 실제보다 대여섯은 젊어 보인다.

서울 강남에서 이리로 옮겨 온 것은 97년 12월. 대지 1백98평 건평 60평에 지은 2층 집에서 살고 있다. 근무처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까지는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다.

김씨는 서울 생활을 ‘지옥 같다’고 표현했다. 차만 막히면 혈압이 오르는 체질인데다 도심속의 바글대는 ‘군중속의 조무래기’로 전락한 자신이 싫었던 것이다.

“불편함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얻는게 더 많습디다. 창만 열면 펼쳐지는 사계절의 아름다움, 정신적인 풍요로움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 만남이 그런 거지요.”

김씨부부는 94년부터 시골생활 준비를 시작했다. 살 곳을 찾아 경기도 광주 양평 용인 등지를 돌아다녔다. “마음에 드는 동네가 나타나면 동네이장님들을 찾아가 땅 물색을 부탁했어요.”

이 땅은 95년 봄 평당 13만원을 주고 샀다. 땅값만 2천6백만원이고 여기에 평당 2만원의 농지전용부담금, 대체농지조성비, 토목측량회사 경비 등을 합쳐 모두 3천1백만원이 들었다.

건축회사도 직접 골랐다. 건축비 정원조경 주변정리 등에는 1억5천만원이 들었다. 건축허가에서 완공까지 걸린 기간은 다섯달.

김씨는 “시골 땅을 살 때는 평수가 작을수록 비싸니까 몇천평을 사서 여럿이 나눠 갖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요즘 이 일대는 준농림지가 35만원, 대지는 50만원선에 거래된다고.

부인 김씨 역시 전원생활에 푹 빠져 있다.

“2층 홈바에서 저수지를 내려다 보며 남편과 함께 음악을 듣는 재미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여기 생활의 매력”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우리 부부는 동네 모임, 반상회에 거의 빠지지 않아요. 시골인심은 아직도 후합니다. 김치와 장도 나눠 먹고 배추 고추 상추는 지천입니다. 먼저 베풀면 금방 가까워집니다.”

쇼핑은 분당 성남등지에서 하는데 충동구매를 하지 않아 생활비도 절약된다고 한다. 얼마전 미국나들이때는 깜빡 잊고 문을 잠그지 않았는데 도난 당한 물건이 하나도 없어 놀랐다고 한다.

“전원생활, 그리 어렵지 않아요. 약간의 모험심만 있으면 돼요.” 김씨부부는 자신있게 말했다.

〈용인〓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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