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리전]<3>마이클 포터 美하버드대 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7월 11일 02시 59분


“모든 지역이 금융허브 될 수는 없어
지역 경제도 전문화-차별화 전략 필요”

《“전 세계는 지역별 대도시권 육성 전략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국도 지역 발전 전략을 국가 경쟁력 강화와 연계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지역 발전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지역 발전 정책은 단순히 국가 통합이나 균형발전에 머물러선 안 되며 국가 경쟁력 전체를 끌어올리는 정책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포터 교수는 특히 산업적인 측면은 물론 국내 다른 지역, 세계와도 차별화되는 ‘전문화(Specialization) 전략’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 지역 발전 전략에 대한 견해는….
“선진국은 대도시(Mega-city)가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대도시권 육성 전략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적인 어젠다가 됐다. 개발도상국에서도 대도시가 형성되고 있지만,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지역 경쟁력을 국가 경쟁력으로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역할을 분담하고 대도시권 성장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확산 메커니즘(Spill-over mechanism)’을 구축해야 한다.
―지역 경제 전문화의 출발점은 무엇인가.
“저임금 경쟁력을 가진 중국, 인도의 대도시권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미국, 영국 대도시권과도 차별화해야 한다.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경제규모, 산업구조, 환경 등 다양한 측면의 고유자산(Inherent Asset)을 파악해야 한다.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너도나도 뛰어들어선 성공하기 어렵다. 모든 지역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될 수는 없다. 경인권과 부울경권은 일본 도쿄권, 중국 상하이권 등 인근 지역의 경쟁 현황을 파악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것인가,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 중국과의 연계를 통한 전문화도 고려해볼 수 있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성장엔진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수출주도형 경제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교역형(Traded) 클러스터’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만으론 지역 경제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 한두 개 핵심 클러스터만 육성한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교역형 클러스터’의 발전이 ‘내수형(Local)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
―지역 거점 대학의 역할은….
“대학은 특정 분야를 전문화하고 금융 및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과 기업을 끌어들여 고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외부 인력을 끌어들이는 연구개발(R&D) 허브를 만들고 해외 고급 인력, 기업을 집적시켜야 한다. 혁신 역량은 혁신적인 지식을 창출하는 역량뿐만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의 상업화를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이다.
―정부 정책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클러스터 육성 정책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제조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한 경쟁력이 있는 클러스터를 보유한 지역이 뛰어난 경제적 성과와 빠른 혁신을 이뤄내기 때문이다. 클러스터 육성 정책은 고도화된 경제 구조에 적합한 정책이며 경쟁 환경의 왜곡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동안의 경제 정책은 투자 촉진을 위한 세금 감면 등 사업 환경 개선이나 중소기업 대출, 수출입 지원 등 개별 기업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 치우쳐 왔다.”
―한국이 배워야 할 해외 사례를 꼽으면….
“싱가포르는 지금 혁신주도(Innovation-driven)의 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가치와 문화, 마인드세트를 바꾸고 있다. 정치인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변화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화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정서적인 가치에 어긋나는 카지노 콤플렉스까지 건설할 정도다. 해외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 마이클 포터 교수는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52)는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와 함께 세계 3대 경영학자로 꼽히는 석학이다. 지난해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 고촉통 싱가포르 선임장관 등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함께 세계 20대 메가시티리전(MCR·광역경제권)의 경쟁력을 평가한 세계적 컨설팅회사 모니터그룹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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