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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中 갈등 무역영역 넘어서… 정치외교 충돌 격렬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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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中 갈등 무역영역 넘어서… 정치외교 충돌 격렬해질 것”

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8-12-24 03:00수정 2018-12-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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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년 글로벌 인터뷰]<1>옌쉐퉁 中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
《 2018년에도 세계는 요동쳤다. 어제의 적과 손을 맞잡는가 하면, 오랜 동지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북-미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 뒤에도 한반도의 평화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은 글로벌 패권 다툼과 진영 싸움으로 확전되고 있다. ‘2019 신년 글로벌 인터뷰’에서 세계적 석학과 인사들을 만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의 세계를 조망해 본다. 》
 
옌쉐퉁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21일 베이징 칭화대 자신의 연구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한 본보 인터뷰에서 “현재의 미중 간 전략 경쟁은 강대국이 직접 싸우는 대신 ‘대리인 전쟁’ 방식으로 세계에 자국의 이데올로기를 퍼뜨린 20세기 미소 냉전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과의) 전쟁에 휘말릴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대만을 꼽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무역전쟁 휴전 기간인) 90일 동안 미중이 미국이 기대하는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옌쉐퉁(閻學通·66) 칭화(淸華)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21일 자신의 대학 연구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미중이 합의한다 해도 무역 충돌이 잠시 완화되는 것일 뿐 미중 전략경쟁의 근본적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합의하든, 합의하지 못하든 미중 간 충돌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中 정치권력 위협하면 신냉전 위험 높아져


―왜 90일 안에 기대만큼 합의가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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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충돌은 이미 무역을 넘어섰다. 미중 경쟁은 종합 파워의 경쟁이다. 이 경쟁의 초점은 기술영역이고 갈수록 격렬해질 것이다. 정치 영역(의 충돌) 역시 격화될 것이다. 충돌은 일상화될 것이다.”

옌 원장은 “미국이 신(新)냉전을 하려는 결심이 아주 크고 (이 결심을 바꿀)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이를 막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하겠다고도, 또 절대 하지 않겠다고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과의 경쟁 목적은 미국을 따라잡고 뛰어넘는 것이지만 이데올로기에서 미국과 우열을 다투면 안 됩니다. 미중 경쟁을 이데올로기 영역 바깥에서 통제해 종합국력 경쟁에 국한할 수 있다면 신냉전을 피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중 경쟁이 이데올로기 영역으로 확대되면 신냉전이 필연적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어떤 상황이 닥치면 미국과 이데올로기 경쟁을 할까.

“미국이 기어코 중국에 (미국 이데올로기를) 확대하면서 중국의 정치제도와 정치권력을 위협한다고 느끼면 이데올로기 경쟁을 (막을) 방법이 없고 중국 정부는 미국과 이데올로기 대결을 하기로 결심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미국 정책 결정자들과 싱크탱크들은 중국에 미국 이데올로기를 확대하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라는 걸 안다.”

옌 원장은 “중국 역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벨트 확장 정책)에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 내용도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자국 이데올로기 모델을 대외에 수출하려 할 것이고 일대일로 참여국 정책에 간섭한다는 우려가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우려를 매우 주목, 중시해야 한다. 미중은 ‘(자국의 이데올로기) 모델 (수출) 경쟁’에 빠질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일대일로가 이데올로기화하면 (정권교체 뒤 일대일로로 갈등을 빚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의 사례처럼) 반드시 국가 내부의 정치 분쟁에 휘말린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에서 시장화(시장경제) 활동만 견지해야 한다.”

그는 “중국이 진정한 개혁개방을 견지하면 중국의 실력 성장이 미국보다 빨라 미중 간 실력 차이가 한 발 더 줄어들 것이지만 중국의 정책이 개혁개방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미중 실력 차이가 커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 미중 간 한쪽 선택 강요하는 불안의 양극화 시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2019년 1·2월호)
옌 원장은 지난달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2019년 1·2월호) 기고에서 “미중 슈퍼 강대국의 양극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는 불안한 평화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미중 양극화 시대에 세계 국가들은 어떻게 되는가.

“모든 국가가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특정 진영에 속했던) 미소 냉전과 다르게 국가들은 A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하면서 B 문제에서는 미국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보편화될 것이다. 나는 이를 ‘문제(이슈)성 선택 전략’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중국의 보복에서 볼 수 있듯 ‘문제성 선택 전략’이 실제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이 문제에서 미국을 지지해 중국을 기분 나쁘게 하고, 저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해 미국을 기분 나쁘게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곤경의 추세를 어느 국가도, 심지어 미중도 바꿀 수 없다. 국가들은 ‘균형 책략’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을 뿐, 양극화의 큰 방향을 바꿀 수 없다. 줄타기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는 막대기를 잘 흔들 외교 기술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양극화 시대에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우려하나.

“트럼프가 한미동맹 강화를 원한다고 보지 않는다. 트럼프는 한미동맹이 미국에 부담을 준다고 보고 동맹정책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 중국은 미중 갈등 중에 한국이 중국을 지지하는 걸 기대하지 않는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정책을 취하면 중국은 만족할 것이다.”

인터뷰 직전 한미동맹 등 미국의 동맹관계를 중시해 온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사퇴 소식이 날아들었다. 옌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매티스가 오늘 사표 낼 줄 몰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북-미, 전쟁 위협 없는 교착의 현상유지 원한다

옌 원장은 2013년 저서 ‘역사의 관성’에서 북한이 10년 안에 핵실험을 중단하고 국가정책노선을 경제건설로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올해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면서 적중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북한이 (단기간 안에)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10년 안에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 북-미가 비핵화 협상에서 합의를 이룰지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이스라엘과 인도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한 것처럼 세계가 북한의 핵 보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가.

“미국은 현상유지를 원한다. 미국은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비핵화를 위해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북 제재를 유지하고, (교착 상태의) 북-미 관계는 상당히 오랜 기간 현상을 유지하면서 실질적 변화가 없을 것이다.”

―북한은 교착 상태를 돌파하려 할까.

“그럴 필요가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더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국력을 (핵개발에서) 경제건설로 돌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지난해처럼) 전쟁 위협을 하지 않는 현상유지면 만족할 것이다. 핵실험도 하지 않을 것이고 미사일(개발)은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장거리미사일(개발)은 안 할 것이다.”

―북한의 근본 목적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아닌가.

“앞으로 북한 대외정책, 관계 개선의 중점은 한국과 중국을 향할 것이다.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한) 국제 봉쇄를 뚫을 돌파구는 한국과 중국이다. (하지만)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려면 개방정책 실행이 필요하다. 개방정책은 김정은의 국내 통치(권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한중에 개방을 진행하면서 통치(권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그가 처한 어려움이다.”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동맹국인 미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미중 양극화 시대에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미국이 너무 기분 나빠하면 당연히 (남북협력을) 못한다. 하지만 미국을 완전히 기쁘게 해주려면 아무것도 못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중 갈등 무역영역#정치외교 충돌#옌쉐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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