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은 지금]“발목잡기 정치 NO” 공화-티파티 호감도 강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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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후 야당인 공화당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증액하는 의회 협상 과정에서 사사건건 백악관과 민주당의 발목을 잡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보수적 유권자 단체인 티파티에 대한 국민의 여론은 한층 싸늘해졌다. 미국민들은 신용등급이 강등당한 책임 소재를 집권 여당인 민주당보다는 야당인 공화당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통상 경제난을 초래한 국정운영의 책임을 집권 여당에 묻는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CNN방송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ORC가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5일을 기점으로 7일까지 사흘 동안 성인 남녀 1081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한 결과 공화당의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백악관과 의회지도부가 부채협상을 놓고 진통을 겪던 지난달 18∼20일 조사와 비교하면 보름 남짓 기간에 41%에서 33%로 8%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같은 기간 민주당의 지지율은 45%에서 47%로 소폭 상승했다.

한편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5%에서 59%로 올랐다. 공화당 비호감도는 1992년 CNN이 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채협상 과정에서 부유층 세금 인상을 반대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끝까지 몰아붙이며 막판까지도 부채한도 증액에 반대표를 던졌던 티파티의 지지도 하락도 뚜렷하다. 이 기간 티파티 지지율은 37%에서 6%포인트나 하락했다.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여론 반응도 싸늘했다. 부채협상에 적극 나섰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지지율은 43%에서 33%로 떨어졌고, 이번 협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는 언론의 평가를 받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조차도 지지도가 27%에서 21%로 내려갔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비판을 넘어선 야당의 과도한 발목잡기’로 인해 국정이 망가졌을 경우 국민은 야당에 대해서도 준엄하게 책임을 추궁한다는 것을 공화당과 티파티는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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