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반환 D-26]위기-기회 동시에 맞은 홍콩영화

  • 입력 1997년 6월 5일 08시 19분


아시아의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홍콩의 영화계가 주권반환을 맞아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있다. 주권반환이 창작의 자유를 위축할수도 있는 반면 순수한 돈벌이 차원에서 보면 엄청난 시장의 확대를 의미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홍콩영화계는 지난 90년 이후 계속 침체에 놓여 있는 상태. 92년의 경우 32억 홍콩달러(약3천8백억원)였던 영화 수출액이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5억홍콩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여전히 제작량에 있어 세계 3위이며 수출액도 미국에 이어 두번째를 고수하고 있다. 홍콩영화가 그동안 외국에서 환영을 받은 이유중 하나로 소재의 다양함을 꼽는 사람이 많다. 홍콩영화의 장래를 비관하는 쪽은 이 다양함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高志森(고지삼)감독은 지난해 「장남감가게 개업」이라는 코미디영화를 만들어 중국과 홍콩에서 동시상영 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측 심사를 통과하지못해 상영이 무기연기되고 말았다. 중국측의 불허이유는 중국농민의 모습을 너무 초라하게 취급했다는 것이었다. 고감독은 앞으로 소재 선택에는 상당한 제한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각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여성감독 장완정의 「宋家皇朝(송가황조)」도 중국당국의 검열에 걸려 개봉이 1년이나 늦어진 작품. 이 작품은 중국에서 상영허가가 났으나 상당부분 잘려나갔다. 이같은 영화계의 위축분위기를 반영, 최근 홍콩을 떠나 할리우드에 자리를 잡거나 홍콩을 오가는 감독들도 있다. 「영웅본색」 「브로큰 애로우」 등을 감독한 吳宇森(오우삼)감독, 「황비홍」 「천녀유혼」 등을 감독한 徐克(서극) 감독 등이 그들이다.또 성룡 주윤발 유덕화 장만옥 등 일류 배우들중 일부가 홍콩을 떠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홍콩〓정동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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