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단독]린다 그래턴 교수 “AI와 협업할수 있는 능력 길러라”
더보기

[단독]린다 그래턴 교수 “AI와 협업할수 있는 능력 길러라”

조은아 기자 입력 2017-09-26 03:00수정 2018-05-29 16:05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아베가 ‘정책 과외교사’로 초빙한 린다 그래턴 교수의 ‘100세 시대 조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 멤버로 영입한 린다 그래턴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그래턴 교수는 100세 인생을 ‘저주’가 아닌 ‘선물’로 만들려면 ‘교육-일-은퇴’ 3단계가 아닌 각 단계가 반복되는 다단계 커리어를 구상하라고 조언했다. 사진 출처 린다그래턴닷컴
“앞으로 80년을 더 살아야 하니 자신을 실험하는 직장을 택하자.”

린다 그래턴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62)는 22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한 한국 청년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그는 심각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0세 인생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특별 영입한 이 분야 전문가다.

그래턴 교수는 “긴 인생을 보내야 하니 정답을 서둘러 찾을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100세 인생은 20대나 30대 청년들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미래다. 하지만 100세까지 꾸준히 배우고 일할 각오로 인생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노년은 ‘선물’이 아니라 고독과 빈곤 속 ‘저주’가 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그래턴 교수는 아베 내각이 이달 발족한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에 위원으로 참가해 저성장 늪에 빠진 일본 경제의 활로가 될 인재 양성 마스터플랜을 짤 계획이다. 일본 관료와 기업인,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이 회의에 외국인인 그래턴 교수가 영입되자 현지에선 아베 내각이 혁신을 위해 보수적인 인력 문호를 개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요기사

‘일의 미래’(The Shift·2011년), ‘100세 인생’(The 100-year life·2016년)의 저자인 그래턴 교수는 경영학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싱커스(Thinkers) 50’에 5년 연속 선정됐다. 그에게서 한국 청년을 위한 조언과 청년실업의 해법은 물론 슬기로운 은퇴 준비 방법 등을 들어봤다.

○ “로봇과 협업하는 기술을 익혀라”

그래턴 교수가 말한 ‘실험적인 삶’은 무모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그는 “실험적으로 사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발견해야 하고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상적으로 느껴질 법한 이 조언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은 ‘인적 네트워크 넓히기’였다. 청년들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꾸준히 만나고 배워야 자극을 받고 자신의 진로를 깨달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평생 배우고 살 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직업으로 기초를 다질지 찾아봐’라고 했어요. 물론 아이들이 원하는 직업을 존중하는 건 당연하죠.”

그래턴 교수의 두 아들 중 한 명은 의대에 진학했고, 다른 한 명은 기자직에 관심을 갖고 역사학을 공부했다. 그는 “미래 세대는 ‘평생 학습’이 얼마나 일반화될지 염두에 두고 진로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역량이 필요할지가 궁금해 그에게 물었다. 그래턴 교수는 “직업 환경이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삶 속에서 무엇인가를 활발하게 배우려 하고 빨리 학습하는 역량”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창의력, 혁신, 복잡한 의사결정 능력을 꼽았다.

“창의력과 혁신은 네트워크를 넓히는 과정에서 생겨납니다. 네트워킹 속에서 접한 다양한 경험이 당신의 혁신에 불을 붙일 거예요. 스스로에게 성찰할 시간을 주고 당신이 직면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도 있어요.”

그렇다면 미래에 유망한 직업은 무엇일까. 그래턴 교수는 “지금은 기술, 디지털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중요하다. 앞으로 10년간 숙련된 일자리가 AI와 로봇 공학 때문에 더욱 증가할 것이라서 기계와 협력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중대하다”고 내다봤다. 기술을 쓰는 일은 로봇이 대체해 버린다는 전망이 있지만 오히려 로봇의 일을 사람의 요구에 맞게 제대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그는 간단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직업이나 데이터 분석 관련 일자리는 쉽게 사라질 것으로 봤다.

한국 청년실업에 대한 해법으로는 ‘창업’이란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래턴 교수는 “무엇보다 사회에 창업 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창업하는 이들은 처음에 어쩔 수 없이 실패하게 되는데 이때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미국에선 50세 이상 창업자 많아”

그래턴 교수는 이달 11일 도쿄에서 열린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을 일부 들려줬다.

“이제 100세 인생을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가 아니라 각 단계가 반복되는 ‘다단계’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다들 ‘이중 커리어’를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노년층이든 청년층이든 다들 일을 해야 합니다.”

일본을 향한 그의 조언은 한국 사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는 “한국 기업과 정부가 직원들의 입사 및 퇴사 연령을 더욱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아니라도 능력이 있으면 적극 활용하고 나이가 들었다고 고용 시장에서 섣불리 내보내지 말라는 말이다.

“근무 장소와 방식도 다양하게 바꿀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자기계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이젠 유능한 인재가 더 많이 떠날 것입니다.”

은퇴 세대에 대한 사회의 관점이 확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는 창업가 중에 5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많다”며 “지금 70세는 10년 전 60세만큼이나 건강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아베#린다 그래턴#ai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