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반등한 국제유가, 당분간 급락 가능성 낮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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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지난해 10월 초 이후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해 12월 24일 배럴당 42.5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이달 10일 배럴당 52.6달러까지 20% 이상 상승했다.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유가 변동성도 낮아진 모습이다.

최근 유가 반등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미경제학회와 이코노믹 클럽에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하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철도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쏟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갈등이 소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를 높이고 석유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공급 측면도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감산 합의에 참여한 주요 산유국들이 강한 유가 부양 의지를 보였다. 미국 주간 원유 재고도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국제유가는 2015, 2016년 수준이다. 그러나 당시처럼 유가가 다시 배럴당 20∼3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동 산유국의 경쟁적 증산이 잇따랐던 예전과 달리 현재는 이들 국가의 유가 부양 의지가 매우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했고, 이후에도 유가 약세가 이어지자 추가 조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조만간 국가별 감산 할당량을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감산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으며, 하루 120만 배럴의 감산량이 충분치 않을 경우 감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석유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감산이 잘 이행되는지와 미국의 원유 생산 및 재고 증가 여부다. 통상 1월부터 미국 원유 재고는 증가세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초에는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원유 생산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재고가 감소해 유가가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미 원유 수출 물량을 조절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될 경우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석유 수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경제에 대한 시장의 비관적인 시각이 줄어들면 국제 유가가 의미 있는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심혜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국제유가#증권#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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