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가정간편식의 미래, 일본을 보면 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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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훈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조상훈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최근 국내 외식업 경기는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공급 과잉으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도 외식업 부진을 부채질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지난해 외식업 종합경기지수는 70.24로 3년 연속 하락세다. 올해 역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외식업 성장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 한국의 외식 비용은 소득수준에 비해 낮은 편이다. 공급 과잉 환경과 저렴한 노동력 등의 영향이 크다. 다시 말해 향후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분이 외식 가격에 전가되거나 전반적인 외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국내 HMR 시장은 약 4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0년부터 연평균 2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조, 유통, 외식업체까지 뛰어든 상황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HMR는 과거 인스턴트식품의 개념을 넘어 식품산업의 대세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과 인구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사례를 보면 한국 HMR 시장의 성장 여력은 여전히 크다. 현재 한국의 HMR 시장 규모는 1990년대 초 일본 수준이다.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전체 식품시장 규모(약 200조 원)의 2% 수준이다. 일본은 지난해 이 비율이 14%를 넘어섰다. 한국 HMR 시장이 과거 10년 동안 보였던 연평균 19%의 성장세를 향후 10년간 이어간다면 한국 HMR 시장 규모는 약 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현재 일본의 HMR 시장 규모가 1조9000억 엔(약 19조 원) 규모라는 걸 감안하면 다소 공격적인 추정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HMR 시장 성장세는 1990년대 일본보다 3배 이상 빠르다. 또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 비해 배달 문화가 발달한 한국 시장에서 HMR가 대체재를 잠식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모두가 승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는 브랜드 파워나 다양한 생산 인프라를 보유한 HMR 기업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조상훈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가정간편식#외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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