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마켓뷰]美증시 대신 주목받는 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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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
지난달까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는 미국 주식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1년 동안 15.7% 상승했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증시 수익률(―0.3%)보다 16%포인트 높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달 들어 미국 증시가 급락세로 돌변했다. 가장 큰 원인은 채권시장이 제공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이 재확인됐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 가치를 평가할 때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더 높아진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 때는 성장주처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주식들의 미래 수익이 더 큰 폭으로 할인된다. 문제는 지난 1년간 미국 증시를 견인해 온 주식들이 온라인 소비,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의 성장주였다는 점이다.

당분간 미국 외의 대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유럽은 경기 둔화 우려에다 기업 실적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탈리아 재정 불안과 브렉시트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도 잠재돼 있다. 신흥국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부채 문제, 경기 둔화 우려가 외환시장 불안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들 시장이 반등하는 시점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거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분기(1∼3월) 이후가 될 것이다.

올 4분기(10∼12월)에는 미국 증시의 대안으로 일본이 주목받을 것이다. 올 상반기 일본 증시는 아베 신조 총리 스캔들로 인해 정책 동력이 약화되고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부진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불안 요인들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3연임으로 연금과 노동시장 개혁으로 요약되는 정책이 연속성을 갖게 됐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기업 실적 둔화 우려도 줄어들 것이다. 내년 3월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유럽연합(EU) 경제연대협정(EPA)도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일본 내수 기업들의 실적도 양호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선(先)투자 수요도 기대된다.

일본 증시에서는 소비재와 헬스케어 분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종목들은 임금 상승과 민간소비 호조, 사회보장개혁, 고령층 고용 확대 정책의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
#증시#미국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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