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사업 규모 작은 ‘도시 뉴딜’… 시세차익보다 실거주 접근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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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코칭 투자의 맥]<9>‘도시재생 뉴딜’ 투자 전망은

《 ‘도시재생 뉴딜’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도시계획 및 부동산 정책으로 꼽힌다. 2017∼2022년 전국 사업지 500곳에 50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부동산시장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이 문 대통령의 공약으로 구체화된 지난해 초부터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혁신도시 등에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풀리며 토지·주택시장이 들썩였던 참여정부 때와 비슷한 효과가 생길 거라는 기대에서였다. 하지만 도시재생의 경우 개별 사업의 규모가 작아 시장 영향은 크지 않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여기에 대한 전문가 3인의 의견을 들어봤다. 》
 

■ 재생지구 주변 상가 매입해 7층 신축후 사무실-원룸 임대를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구도심 개발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사업 후보지가 어디가 될지’ ‘유망한 상품은 무엇일지’ 등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최근 2, 3년간 도시정비사업(재건축 재개발)이 서울 주택시장 활황을 이끌어 온 만큼 도시재생 사업지 주변에서도 부동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정부 차원의 도시재생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민간 정비사업들에 관심을 둘 만하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몰린 지역에서 기존 도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1만 m² 미만의 주거지를 재개발하는 방식이다. 정부 정책방향이 대규모 재건축 재개발보다 소규모 정비사업을 촉진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최근 사업 절차가 간소해졌다. 주민 20명의 동의를 얻으면 안전진단이나 추진위원회 설립을 거치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으며,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이 아니다.

도시재생지구 주변 단독·상가주택을 매입해 다가구, 다세대 등으로 신축하는 방식도 유망하다. 가령 도심 대로변 상가주택은 7층 정도 높이로 신축할 수 있다. 1층은 상가로 쓰고 2, 3층은 사무실, 4∼7층은 원룸·투룸으로 구성하는 식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건축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180m²의 대지 지분이 필요하지만 입지가 유망하다면 작은 주택도 매입해 둘 필요가 있다.

■ 시세에 영향 미칠 규모 못돼 수도권 내집마련 기회로 적당

양지영 R&C연구소장
양지영 R&C연구소장
도시재생사업에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도시재생 뉴딜’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이 전면 철거하고 재개발하는 방식이 아니다. 전국적으로는 500곳의 사업지를 선정하는 큰 프로젝트이지만, 개별 사업으로 보면 지역을 상전벽해(桑田碧海) 수준의 개발이라기보다는 정비에 가까운 규모다. 낡고 오래된 주거지에 도서관이나 체육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확충하고, 2, 3명의 주민들이 합동으로 ‘자율주택정비사업’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주택을 개량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주택과 토지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다만 수도권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금 정도의 금액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라면 경기지역 도시재생 사업지 주변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지역들은 현재는 기반시설 부족 등의 이유로 시세가 비교적 저렴하게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는 정부자금이 투입되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개선될 것이다. 위치가 수도권 외곽인 만큼 큰 폭의 시세 상승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인프라가 확충되면 투자금 대비 훌륭한 주거 만족도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실거주 목적으로 도시재생 사업구역을 찾더라도 지하철역, 학교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는 갖춰진 곳을 선택해야 한다.

■ 정부가 투기세력 차단 나서 단기투자 나서기엔 부담 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도시재생사업은 낙후된 도심 지역에 개발 기대감을 불어넣고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택을 전면 철거하는 재건축 재개발과는 달리 건물을 허물지 않고 개량하는 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도시재생 사업지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라면 단기 투자 관점보다는 실제 거주할 만한 곳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수년 전에도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의욕적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자금 조달과 주민 유치에 한계를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번 도시재생 뉴딜의 경우 정부가 투기세력 차단을 위한 별도의 관리방안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이 사업 후보지에서 빠지는 등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지역을 배제하는 방침이 대표적이다.

다만 중앙정부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과는 별개로 최근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재생사업지 몇 곳은 눈여겨볼 만하다. 성동구 성수동과 강동구 암사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강남북의 신흥 인기 투자처인 두 곳에서는 지역의 특색 있는 산업이나 관광상품을 테마로 한 재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정리=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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