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교통-스마트 수자원 시스템, 쿠웨이트-볼리비아 신도시로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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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끄는 K-스마트시티]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들이 ‘한국로(路)’의 실시간 교통량과 사고 상황을 시(市) 교통운영센터에 보낸다. 교통 패턴을 분석한 운영센터는 도로 전광판 등을 통해 꽉 막힌 대로의 우회로들을 안내한다. 사고 정보는 가까운 소방서 등에 자동 접수돼 소방·구급차의 출동을 돕는다.

서울 도심의 출근길 풍경이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남미 볼리비아에 제안한 ‘산타크루스 신도시’의 미래상(像)이다. LH는 이 신도시의 설계 등을 포함한 1149만 달러(약 130억 원) 규모 용역에 참여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가 양국 신도시 협력을 기념한다는 뜻으로 신도시 간선도로 이름을 ‘한국로’로 지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시티 기술은 이미 한국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LH는 현재 쿠웨이트, 볼리비아, 베트남, 인도 등의 국가와 스마트시티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 택지를 만들고 신도시를 계획하는 한국의 노하우를 눈여겨본 외국 정부와 기업들이 LH 등에 사업 참여를 요청한 결과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쿠웨이트의 ‘압둘라 신도시’.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조성되는 이 첨단 신도시는 택지 개발에만 40억 달러(약 4조5000억 원)가 소요되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LH 등 한국 기업들은 이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과 실시설계 용역(약 440억 원 규모)을 따냈다.

특히 이곳에서는 그동안 국내 각지에서 시범사업 격으로 도입되던 스마트시티 기술들이 한꺼번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의 교통 흐름, 교통 안전, 대중교통 운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대기·토양오염을 감시하고 물 수요에 따라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스마트환경·수자원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각 시스템에서 모인 정보는 도시통합 운영센터에서 재가공돼 도시 정책 등에도 활용된다.

최근에는 볼리비아 산타크루스 신도시 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LH는 분당신도시(19.6km²)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이 신도시(56km²) 설계에 스마트시티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볼리비아 측과 협의하고 있다. 임종철 LH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 차장은 “볼리비아도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현지 시행사 관계자들이 한국의 교통관제 시스템 등에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좋은 분위기를 잘 이어나가야 앞으로 한국 건설사들이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국책금융의 사업비 지원 등이 동반된다면 더욱 큰 규모의 개발사업도 많이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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