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만드는 ‘스마트 도로’… 통합 CCTV로 범죄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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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끄는 K-스마트시티]<1> 모범사례 국내 3개 도시 가보니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앞 버스정류장 쓰레기통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가 달려 있어 실시간으로 환경미화원 스마트폰에 쓰레기가 얼마나 찼는지 알려준다. 고양=정임수 imsoo@donga.com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앞 버스정류장 쓰레기통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센서가 달려 있어 실시간으로 환경미화원 스마트폰에 쓰레기가 얼마나 찼는지 알려준다. 고양=정임수 imsoo@donga.com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스마트시티 전신인 ‘유비쿼터스 시티(U-City)’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맞붙은 스마트시티 경쟁에서 한참 뒤처진 성적표를 받는 데 머문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만 치중한 탓에 수요자가 체감할 만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시민 등 민간 참여도 미흡했다. 7개 U-City 사업지의 주민을 설문조사한 결과 인지도와 만족도는 7%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도시 환경, 교통, 안전, 물 관리 등에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친환경에너지 같은 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서비스를 현실화한 도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시행된 ‘스마트도시법’엔 민간기업을 사업자로 참여시키는 근거도 마련됐다. 본보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담는 그릇이자 미래 산업의 플랫폼인 ‘K-스마트시티’의 현황과 과제 등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 회에는 모범 사례로 꼽히는 국내 3개 도시를 둘러봤다.

○ 고양: IoT 기반 ‘스마트 환경’에 특화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뫼공원. 잔디밭에 세워진 1m 높이의 기계가 눈에 띄었다. 기계를 둘러싼 펜스엔 ‘디지털 모기발생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이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공원, 하천가 등 고양시 20곳에 설치된 이 기계는 IoT를 이용해 매일 모기를 자동으로 채집한 뒤 모기 개체수와 그날의 온도, 습도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보건소로 전송해준다. 국제특허를 갖고 이 시스템을 개발한 ‘이티엔디’ 유동식 차장은 “보건소가 어느 지역에 살충제를 얼마나 뿌려야 하는지 체계적인 방역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IoT 융복합 시범단지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고양시에는 글로벌 IoT 표준인 ‘원(one)M2M’이 깔려 있다. 고양시는 특히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oT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작년 11월 시작한 ‘스마트 쓰레기 수거관리’가 대표적이다. 고양시 대로변과 주택 밀집지역의 쓰레기통 270개에는 IoT 센서가 달려 있다. 이 센서는 쓰레기가 얼마나 찼는지 감지해 실시간으로 환경미화원의 스마트폰에 알려준다. 박은희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과장은 “쓰레기통을 교체하지 않고 센서를 다는 것만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미화원이 효율적으로 쓰레기 수거업무를 해 쓰레기가 차서 넘치는 일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 대전: 112·119 연계 ‘스마트 안전’

대전 유성구 스마트시티통합센터 2층에 있는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광역시 전체를 통합 관리하는 CCTV 영상을 경찰이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전=정임수 imsoo@donga.com
대전 유성구 스마트시티통합센터 2층에 있는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광역시 전체를 통합 관리하는 CCTV 영상을 경찰이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전=정임수 imsoo@donga.com
25일 찾은 대전 유성구 계룡로 ‘스마트시티통합센터’. 2층에 있는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는 대전경찰청 소속 경찰과 관제요원들이 365일 24시간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다른 지자체가 CCTV를 개별 관리하는 것과 달리 대전시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시티통합센터를 만들어 광역시 전체에 설치된 방범, 불법주정차, 어린이보호용 CCTV 4500여 대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엔 센터와 경찰청 간에 전용 온라인망도 구축했다.

이런 시스템을 기반으로 센터는 올 들어 ‘112 긴급영상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112종합상황실에서 사건을 접수하면 센터에서 범행 현장을 비추는 CCTV 5개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대전 관할 경찰은 센터가 전송하는 대전 전역의 CCTV 영상을 경찰서 개인PC에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대전 스마트시티통합센터는 119종합상황실과 연계해 소방관들에게 실시간 영상과 교통 정보를 제공해 골든타임을 확보하도록 돕는 ‘119 긴급출동 지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올 들어 센터가 112, 119 상황실에 제공한 영상만 7000건이 넘는다. 권선종 대전시 통신융합담당관은 “경찰청, 소방청, 지자체 간의 협업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스마트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종: 지능형 ‘스마트 교통’

세종시와 대전시를 잇는 자전거도로 4.6km 구간에는 도로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실제 주민이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세종=안철민 기자
세종시와 대전시를 잇는 자전거도로 4.6km 구간에는 도로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실제 주민이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세종=안철민 기자
27일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단말기가 설치된 차량을 타고 세종시 어진동을 지날 때였다. 단말기에서 ‘보행자 주의’라는 메시지와 함께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습니다. 주의하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빨간불인데도 한 남성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C-ITS는 보행자 정보를 비롯해 유(U)턴 차량, 승하차 중인 어린이 통학 차량, 급감속하는 주변 차량 등 다양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세종시 일대 도로 87.8km에는 국내 최초로 C-ITS를 구현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윤석관 한국도로공사 차세대사업팀 차장은 “시민 3000여 명이 이 서비스를 시범 이용하고 있다”며 “이들이 지적한 개선 사항을 향후 전국 도로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과 대전을 잇는 자전거도로에는 세계 최초로 ‘태양광 에너지’가 도입했다. 길이 8km의 자전거도로 중 4.6km 구간의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1년간 주택 657채가 사용할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화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술사는 “태양광 패널이 차양막 역할을 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의 만족도가 높다”며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하러 온다”고 말했다.

고양·대전=정임수 imsoo@donga.com / 세종=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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