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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도시문제 해결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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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도시문제 해결사로

김재희기자 입력 2017-04-04 03:00수정 2017-04-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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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8> 미래먹거리 집합체 ‘스마트시티’
스마트시티 실증단지로 지정된 부산시는 가로등, 횡단보도 신호등, 주차장 등 도시의 시설물 790여 개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왼쪽 사진). 지난달 23일 부산 연제구의 교통정보서비스센터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집계된 차량 대수, 속도 등 데이터를 통해 도로 지·정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부산=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지난달 23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교차로. 이 교차로에는 동서남북 방면에 폐쇄회로(CC)TV 4대가 설치돼 있다. 이 CCTV는 기존 것과 달리 각 차량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때문에 네 방면의 좌회전, 직진, 우회전 차로에 각각 몇 대의 차량이 얼마의 속도로 움직이는지 자동으로 파악한다. 같은 시간 부산 교통정보서비스센터의 대형 모니터에는 차량 대수와 평균속도가 시간 단위로 정리돼 나타났다. 정연탁 교통정보서비스센터 교통정보상황실 담당은 “기존에는 경찰청에서 1년에 한 차례 현장 조사를 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1년간의 신호 체계를 정했다. 그러나 새 CCTV의 데이터가 있으면 시간, 요일, 월별 교통 흐름에 맞는 탄력적인 신호 주기를 도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해당 교차로에서 시범 운영을 한 결과 교차로 지체가 30%가량 개선됐다”고 말했다.

○ 도시 곳곳에 부착된 센서로 데이터 수집


CCTV가 차량 흐름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것은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교통 혼잡이 개선되고 보호가 필요한 사람에게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며 범죄의 사각시대도 사라진다. 도시의 각종 시설물에 부착된 센서들이 수집한 데이터들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융합돼 도시가 살아있는 유기체가 되는 것이다.


부산시는 교통정보서비스센터에서 구현하고 있는 스마트 교통정보 서비스를 비롯해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횡단보도, 스마트 파킹 등 교통, 에너지, 안전, 생활 네 영역에서 총 26개의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각의 도시 시설물에 부착된 디바이스(센서)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가로등에는 최대 6개의 센서가 부착되는데 이 센서들은 각각 온·습도, 조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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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디바이스가 수집한 데이터들은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스마트시티 플랫폼에 모두 통합된다. 이 데이터는 1인 개발자, 스타트업 등 일반인에게도 모두 열려 있다. 김재민 엔텔스 IoT 플랫폼 사업팀 부장은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개방형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누구나 자신만의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주차장에 설치된 센서들은 부산시 공영주차장의 여유 공간 정보를 제공하는데 이를 활용해 개인이 주차장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차 공간 정보를 제공받는 시민들은 주차장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도시는 교통체증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OneM2M’이라는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해외 스마트시티 플랫폼과의 연계 및 수출도 가능하다. OneM2M은 산재돼 개발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표준들 간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부터 세계 주요 표준 개발 기관들이 결성한 IoT 표준화 기구다.

현재 플랫폼은 데이터 수집, 가공, 제공이라는 공통 기능은 갖추고 있지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디바이스를 통해 모인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정제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기능이 필수적이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150여 개의 대형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향후 연평균 18%대의 성장으로 2019년에는 약 1조2600억 달러(약 1411조 원) 규모의 시장이 예상된다. 미국, 독일 등은 IBM, 시스코시스템스, 슈나이더일렉트릭 등 자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손잡고 스마트시티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민간 주도의 스마트시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부는 2015년 부산시, 2016년 경기 고양시를 글로벌 스마트시티 실증단지로 선정했다.

○ 기술은 융·복합, 제도는 따로따로

현장에서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법 제도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채종훈 SK텔레콤 IoT사업부문 매니저는 사물에 부착되는 센서, CCTV, 와이파이 등에 각각 다르게 적용되는 전기요금 체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스마트 가로등의 경우 가로등에 센서와 CCTV, 와이파이 등이 달려 있다. 그러나 각각에 적용되는 전기요금 부과 체계, 관리부서 등이 다 다르다. 이 때문에 각각의 디바이스에 전력선을 깔아야 해 노력과 비용이 몇 배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으로 융·복합된 서비스와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지만 제도는 여전히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고 일부 지역을 ‘규제프리존’으로 지정하겠다고 나섰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하다. 정부는 2015년 12월 14개 시도가 선정한 27개의 지역전략산업에 대해 정부가 네거티브 규제(최소한의 금지 사항 외에는 모두 허용)를 적용하도록 하는 ‘규제프리존’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부산은 당시 해양관광과 IoT 도시기반서비스 분야에서의 규제프리존으로 지정된 바 있다.

채 매니저는 “정부에서도 규제 완화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시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 해당 규제가 완화될 시점에는 이미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완화된 법률도 시대에 뒤떨어진 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4차 산업혁명#스마트 시티#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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