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산업기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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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희망이다]창업가 키우는 글로벌 공대
美 신흥 혁신 도시 피츠버그

카네기멜런대 전경 1900년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설립한 카네기기술학교(Carnegie Technical Schools)를 모체로 한 카네기공과대(Carnegie Institute of Technology)와 피츠버그 소재 멜런연구소(Mellon Institute)가 1967년 통합해 만들어진 종합대. 카네기멜런대 공대는 올 3월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발표한 대학 평가에서 미국의 5위 공대로 평가받았다. 오른쪽 작품이 보로프스키의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
카네기멜런대 전경 1900년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설립한 카네기기술학교(Carnegie Technical Schools)를 모체로 한 카네기공과대(Carnegie Institute of Technology)와 피츠버그 소재 멜런연구소(Mellon Institute)가 1967년 통합해 만들어진 종합대. 카네기멜런대 공대는 올 3월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발표한 대학 평가에서 미국의 5위 공대로 평가받았다. 오른쪽 작품이 보로프스키의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
 “클리블랜드, 디트로이트, 피츠버그 모두 ‘러스트 벨트’(미국 동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중 미래 지향적 산업에 기반한 피츠버그가 가장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카네기멜런대 생명공학과 출신으로 의료기기 스타트업 ‘브리드와이즈’를 창업한 에릭 와이즈 씨(24)는 “제가 피츠버그 토박이라 다른 도시를 깎아내리는 게 아닙니다”라며 웃었다.

 왕년의 ‘철강 도시’ 피츠버그의 첨단산업 기지로의 대변신은 과장이 아니다. 제철소가 멈춘 대신 창업 붐이 일면서 지난해에만 스타트업 83개가 피츠버그에서 벤처 투자를 받았다(미 전국벤처캐피털협회 자료). 투자 유치 성공 사례로 따지면 전국 10위다. 실리콘밸리와 인접한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 등 미 서부 도시를 제외하면 뉴욕, 보스턴, 워싱턴, 필라델피아에 이은 5위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무인 자동차를 시범 운행하는 곳도, 구글이 ‘구글쇼핑’과 온라인 천체 지도인 ‘스카이맵’을 개발한 곳도 피츠버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009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피츠버그에서 개최한 것도 이곳의 성공적 변화상을 보여 주고 싶어서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폐회사에서 “(피츠버그는) 철강산업 쇠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21세기형 경제로 전환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고 자랑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카네기멜런대와 같은 우수한 교육기관이 있다. 존 케이건 카네기멜런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구글 같은 첨단 기업이 피츠버그를 찾는 이유는 카네기멜런대가 배출하는 고급 인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수 학생을 찾는 건 기업뿐만이 아니다. 펜실베이니아 주 차원에서 운영하는 벤처 캐피털 ‘이노베이션워크스’는 올해 2분기(4∼6월)에만 24개의 피츠버그 출신 스타트업에 투자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활발한 벤처 캐피털로 꼽혔다. 스타트업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노베이션워크스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알파랩’을 2014년 전국에서 여섯 번째로 우수한 액셀러레이터로 선정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신생 스타트업을 발굴해 업무 공간뿐 아니라 마케팅 등 부대 업무까지도 지원하는 조직을 말한다. 

 인재를 찾는 대기업과 투자자의 발걸음은 피츠버그를 더 젊고 지적인 도시로 만들고 있다. 도시 연구 싱크탱크 시티옵서버토리에 따르면 2012년 피츠버그 도심에 사는 대학을 졸업한 25∼34세 인구 비율은 5.4%로 조사 대상 51개 도시 중 19번째로 높았다. 12년 전인 2000년엔 4.1%로 32위에 불과했다. 와이즈 씨가 피츠버그와 견주었던 디트로이트와 클리블랜드는 2012년 같은 항목에서 3.8%와 4.2%였다.

피츠버그=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철강도시#카네기멜런대#피츠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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