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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처럼… 제철 채소-과일 매달 집으로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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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처럼… 제철 채소-과일 매달 집으로 배달

김유영기자 입력 2015-06-10 03:00수정 2015-06-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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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新유통혁명]<2>‘농산물 꾸러미’ 서비스 각광
‘팔당 제철꾸러미: 농부의 마음’에 소속된 농부들이 농산물을 안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왼쪽 사진). 제주 ‘무릉외갓집’은 매달 한두 차례 제주의 제철 과일과 채소를 담은 꾸러미를 도시인들에게 보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주 섬에서도 비옥한 마을.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로, 제주의 풍광으로 농산물을 키워냈습니다. 자연이 차려낸 소박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제주 서귀포시 무릉2리의 농부들은 매달 한 차례씩 육지의 도시인들에게 제철 과일과 채소를 상자 가득 담아 보낸다. 외갓집의 정성을 담았다고 해서 과일과 브랜드 이름을 ‘무릉외갓집’(www.murungfarm.co.kr)이라고 붙였다. 지난달 꾸러미에는 ‘여름을 닮은 하귤(夏橘)’과 ‘해녀 할망이 따서 말린 가파도 돌미역’, ‘임금님 진상에 올리는 한라산 고사리’ 등이 담겼다. 소비자들은 어떤 품목이 올지 모르지만 제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물건들을 받는다는 점에서 열광한다.

소비자가 잡지처럼 농산물을 ‘구독’하는 ‘농산물 꾸러미’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새로운 농산물 유통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뜻이 맞는 농가들이 연합해 진행하는 이 서비스는 보통 농산물을 매달 한두 차례 도시의 고객들에게 택배로 보내주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무릉2리 농부들이 꾸러미 사업을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사업 시작에는 무료로, 또는 실비만 받고 도움을 준 기업들이 큰 힘이 됐다. 우선 제주올레 사무국이 연결해 준 중견기업 ‘벤타코리아’가 홈페이지 개설을 돕고 전 직원이 이곳 고객이 됐다. 여기에 디자인회사인 ‘리어’가 농부들의 실제 손글씨를 바탕으로 글자 폰트를 만드는 등 디자인 작업을 해줬다. 이런 노력에다 농민들의 정성이 합쳐져 현재 무릉외갓집의 꾸러미 구독자는 지휘자 금난새 씨와 성우 배한성 씨 등 500여 명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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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외갓집의 사업 영역은 농산물 판매에만 그치지 않는다. 무릉외갓집은 현재 제주도 셰프인 박소연 씨가 보내주는 ‘겉절이 샐러드’와 ‘고사리전과 된장 미역장’ 등의 요리법을 통해 ‘제주산 로컬푸드’ 전반을 홍보하고 있다. 또 마을의 폐교를 숙박 공간으로 개조해 ‘도시 구독자’를 매년 초대하는 행사도 연다. 도시 손님들은 농부들과 교류하고 감귤 따기 등의 체험을 한다. 꾸러미 사업을 6차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걸 받을지 모르는데도 꾸러미를 구독하는 것은 농부들의 얼굴과 농산물 재배 과정 등을 보고 신뢰를 갖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먹는 음식을 누가 어디서 기르는지 등을 따져보는 ‘가치소비’가 확산된 것도 도움이 됐고요.”(홍창욱 무릉외갓집 실장)

농부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들은 꾸러미 사업 이전에는 농산물을 지역 공판장 등에 넘겨 팔았고 기후나 수확량 등에 따라 농산물 가격 변동이 심해 소득이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농산물 꾸러미 사업 이후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고 소비자와의 직거래로 유통 단계를 줄이자 마진도 높아졌다.

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하는 농업 공동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충북 오창농협은 SK텔레콤 등 SK그룹의 임직원 2만여 명에게 농산물 꾸러미를 보내고 있다. SK그룹이 꾸러미 구매비의 절반을 대기 때문에 직원들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이 사업은 연 매출액이 1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과가 좋다.

유기농 농사로 유명한 경기 양평군의 ‘팔당 제철꾸러미: 농부의 마음’은 무(無)농약으로 밭에서 키운 채소를 도시의 고객들에게 판매한다. 취나물과 쑥, 아욱, 근대 등 대형마트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채소를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수확 후 24시간 이내에 싱싱한 채소를 배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꾸러미처럼 다양한 형태의 농산물 유통 채널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유통구조는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농가는 소득 기반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가와 소비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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