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vs 여의도 vs 강남… 시내면세점 입지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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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본점 명품관, 후보지로

지난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영업면적 11개 층)의 매출은 1조7800억 원이었다. 그런데 이 백화점 건물의 3개 층을 쓰는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9000억 원이었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이 추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사활을 걸고 뛰어드는 이유다.

서울 시내면세점의 핵심 선정 기준으로 꼽히는 ‘입지 전쟁’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관세청 심사 점수표상으로는 입지(관광인프라)의 비중은 15%에 그치나 결국 입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7, 8월 중에 대기업 중 2곳, 중소·중견기업 중 1곳을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강북에는 국내 최대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버티고 있다. 그런데 라이벌 신세계는 14일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해 발표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20년 숙원사업인 만큼, ‘업(業)의 모태’인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본점 본관)을 면세점으로 전환해 세계적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범(汎)명동 상권 외에 용산과 동대문도 강북의 면세점 후보지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손을 잡은 HDC신라면세점은 일찍부터 용산 아이파크몰(용산구 한강대로)을 부지로 정했다. 기존 시내면세점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구와 강남권 일부에 몰려 있는 점을 피해 서울의 중간지점인 용산구를 택한 것. 용산역은 KTX 호남선과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과 연결돼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명동이나 광화문보다 관광버스 주차가 유리하다는 게 호텔신라 측의 설명이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서울 동대문에 있는 복합쇼핑몰 케레스타를 택했다. 인근 동대문 의류 쇼핑몰에 대한 해외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다양한 관광산업 인프라를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후보 부지를 밝히지 않은 롯데면세점이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택할 경우 SK네트웍스와 정면대결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군의 한화갤러리아와 중견기업군의 유진이 여의도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여의도는 ‘다크호스’급 입지로 통한다. 다소 주춤한 서울 서남권 지역의 관광을 중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명분이 서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은 서울의 오랜 상징물이자 수족관과 전망대 등 관광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변 관광 인프라를 살려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쇼핑 면세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등 이미 외국인이 좋아하는 관광시설을 갖춘 데다 한강과 여의도라는 서울의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한 점이 특징이다.

중소·중견기업에 내어줄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노리는 유진기업은 여의도 옛 MBC 사옥을 활용해 한류(韓流) 콘텐츠를 주제로 ‘한류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합작법인 현대DF는 대기업군에서 유일하게 강남지역으로 면세점 부지를 정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무역센터 단지 내에 위치해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 등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또 도심공항터미널과도 인접해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갖췄다는 판단이다. 서울 지하철 2·9호선을 끼고 있는 데다 향후 KTX가 연결되면 인천공항에서 관광객 접근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SM타운의 한류 콘텐츠, 향후 한전 부지 개발 가능성 등을 더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잠재력이 높은 편이다.

중소·중견기업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는 양재 하이브랜드는 서초 나들목(IC)과 양재 나들목을 끼고 있어 교통이 편리한 교외형 면세점을 목표로 한다. 인천공항에서 5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고, 복잡한 도심과 떨어져 있어 관광버스 50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김현수 kimhs@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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