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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유일 일관제철소… 제2 영일만 신화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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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유일 일관제철소… 제2 영일만 신화 달군다

최예나기자 입력 2014-09-18 03:00수정 2014-09-18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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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글로벌 戰場을 가다]<5>포스코 인도네시아 제철소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세운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포스코 전경. 연산 300만 t 규모로 슬래브와 후판을 150만 t씩 생산할 수 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제공
‘포스코의 축적된 기술과 인도네시아의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창조하리라!’

15일(현지 시간) 오전 인도네시아 반텐 주 칠레곤 시에 있는 크라카타우포스코. 고로 공장에 걸려 있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과 7 대 3 비율로 합작해 지난해 12월 23일 준공한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다. 연산 300만 t 규모인 크라카타우포스코는 국내 철강기업이 해외에 지은 첫 일관제철소이기도 하다.

고로에서는 끊임없이 쇳물이 나오고 있었다. 매일 뽑아내는 양만 8300t. 전광판이 가리키는 고로의 온도는 1529도였다. 공정 위치마다 다르지만 이곳 제철소 내부의 평균 온도는 인도네시아 평균 기온(26∼30도)보다 5∼6도 높다고 한다.


1년 반 전 포항제철소에서 크라카타우포스코로 온 이종복 고로 공장장(51)은 “처음에는 한국보다 뜨거운 날씨 탓에 적응이 안 되고 운영이 잘될지 걱정도 많았는데 지금은 뿌듯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공채 1기 엔지니어 이르판 아하디안 씨(25)는 “일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이곳에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성공 신화를 다시 쓰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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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카타우포스코 고로에서 쇳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쇳물 8300t을 뽑아낸다.
○ 영일만의 신화 재현

칠레곤 시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이다. 차로 달려도 1시간 반은 족히 걸린다.

제철소 공사가 한창일 때 동네 사람들이 구경을 와 “여기에 제철소를 짓는 게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다. 철강업계에서도 이상한 눈으로 봤다. 세계 제철 역사에서 적도 부근에 세워진 제철소는 없었다. 작업 자체가 가뜩이나 뜨거워서다. 포스코로서도 상식을 깨는 도전이었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미 포화 상태인 한국의 철강 시장을 벗어나 새롭게 공략할 곳으로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의 1인당 연간 철강 소비량은 61kg. 한국의 1인당 철강 소비량(1159kg)은 물론이고 세계 1인당 철강 소비량(238kg)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의 철강 수요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봤다.

인도네시아의 조선업과 건설업이 발전해 후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올해 인도네시아의 후판 수요는 125만 t.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경기 부양대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로 2015년 이후 후판 수요가 연평균 1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설립한 데는 정부의 요청도 한몫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08년 2월 포스코에 철강사업 협력을 제안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관계자는 “46년 전 포스코가 포항 영일만에 제철소를 지을 때만 해도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게 없었지만 지금은 세계 5위의 제철소 아닌가. 인도네시아 정부도 영일만의 신화가 재현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의 교육환경 개선 활동으로 새로운 학교를 갖게 된 학생들이 활짝 웃고 있다.
○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세워지기까지 본공사만 30개월이 걸렸고 30억 달러가 투자됐다. 하지만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특히 올해 1월 고로에서 쇳물이 유출되고 가스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두 달간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 공장장은 “모든 직원이 집에도 못 가고 사고를 수습하느라 해골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5월에 제선 제강 압연 등 모든 공정에서 정상 조업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원가 절감 수준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이 공장장은 “인도네시아는 철광석(22억 t)과 석탄(934억 t)의 잠재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 가공 기술 수준이 원가 절감의 핵심 요소다”며 “현재는 쇳물 1t당 원가가 포항제철소 수준과 거의 비슷하고 광양제철소보다는 약 10달러 높은데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제철소 가동 뒤 처음으로 슬래브와 후판 판매량이 월 목표량(20만 t)을 넘어섰다. 크라카타우포스코 관계자는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올해 총 175만 t 정도를 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동남아 철강벨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3년 내로 품질과 납기 수준을 본사와 비슷하게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1, 2분기에 영업적자가 계속됐지만 내년에는 손익분기점도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

포스코가 일관제철소를 세운 뒤 칠레곤 시의 경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역 출신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달 현재 현지인 직원은 2200명. 이 중 70%가 칠레곤 시를 비롯한 반텐 주 출신이다.

포스코는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교육환경 개선에도 열심이다. 제철소 인근의 학교는 책걸상이 없어 바닥에서 공부하고 화장실을 가려면 인근 주택까지 가야 하는 곳이 많다. 이에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책걸상을 보급하고 화장실과 도서실 등을 세워주고 있다.

이만 아리야디 칠레곤 시장은 “포스코가 칠레곤 시에 와서 고용 창출 등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통해 칠레곤 시가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 “다음 목표는 아세안 철강벨트 선점” ▼

“印尼시장 주도해온 日 초긴장”


“동남아시아 철강 시장은 중국 일본과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곳인데 우리는 일관제철소를 지었으니 주도권을 쥔 셈입니다.”

15일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만난 민경준 법인장(56·사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민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아직 고급 철강을 많이 쓰는 시장은 아니지만 수요 잠재력이 무한해 매우 중요하다”며 “수요의 본거지로 들어오지 않으면 관세의 벽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 투자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준공되자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민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 일본 자동차 회사가 많이 진출한 탓에 철강시장도 일본이 주도해 왔다. 이제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니 일본의 견제가 두렵지 않다”고 했다.

광양제철소 부소장이던 민 법인장은 2012년 9월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으로 임명됐다. 한창 제철소가 건설 중인 현장을 보고 있자니 막막했다. 하지만 쉽지 않겠다고 여겼을 뿐 불가능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지 않았다. 민 법인장은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무모한 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일관제철소 건설의 필요성을 알았기에 고생할 각오를 했다. 나야 계속 고생할 수 있지만 4대 법인장이 나올 때쯤이면 확실히 쉬워지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일관제철소가 30개월 만에 세워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도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놀라워했다고 한다. 정부 프로젝트가 애초 계획한 공기대로 완성된 사례가 거의 없어서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조차 자신이 준공식 날짜(지난해 12월 23일)를 잡아주고도 막상 날이 다가오자 미루자고 했다. 준공이 당연히 더 걸릴 거라고 보고 다른 일정을 잡은 것. 민 법인장은 “준공식을 대통령 없이 하겠다고 했다. 고로에 불붙이는 것을 하루 미룰수록 20억 원씩 손해인데 어떤 경영자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은 결국 준공식에 참여했다.

민 법인장은 크라카타우포스코를 통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를 연결하는 동남아시아 철강벨트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포스코가 베트남과 인도에 건설한 냉연공장에 핫코일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데 아세안 내에서는 무역관세가 없으므로 여기서 철강 소재를 공급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크라카타우포스코가 2단계 투자를 통해 연간 600만 t 생산 체제를 갖추면 인도네시아 내수시장뿐 아니라 동남아 다른 권역으로 수출하는 양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칠레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포스코#인도네시아#제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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