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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의 스마트머니]고객 돈을 내 돈처럼 관리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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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의 스마트머니]고객 돈을 내 돈처럼 관리한다더니…

동아일보입력 2014-06-17 03:00수정 2014-06-1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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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경제부
얼마 전 보험사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다. 5년 전 가입했던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가입 전 일부 특약에 대해서는 5년마다 갱신한다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났다. 그런데 보험사가 통보한 갱신 후 보험료 인상폭이 생각보다 너무 컸다. 갱신 전 5420원이었던 질병통원의료비 특약은 1만5130원으로, 질병입원의료비 특약은 7070원에서 1만7920원으로 각각 179%, 153%나 급등한 것이다. 연간으로 환산해도 특약부분만 매년 30% 넘게 오른 셈이다.

과도한 보험료 인상보다 더 불쾌했던 건 편지에 왜 보험료를 인상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편지에는 ‘갱신시점의 연령, 예정위험률, 국민건강보험의 의료수가 등을 다시 적용해 갱신시점에 갱신보험료를 재산출한다’는 불친절한 설명만 써 있을 뿐이었다. 담당 설계사에게 전화해 5년 후에 또 ‘갱신료 폭탄’을 맞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할 뿐이다.

많은 금융회사가 고객에게 상품을 팔 때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철저히 관리해 ‘부자’로 만들어주겠다고 마케팅한다. 과연 이 약속을 진정성 있게 지켜나가는 금융사가 얼마나 될까. 거액의 돈을 맡긴 소수의 VIP 고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고객은 상품 가입 후 제대로 된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2005년에 가입한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즈음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이 보험은 1년에 최대 4회까지 채권형, 주식형, 혼합형 등 여러 펀드로 유형을 바꿀 수 있다. 장기상품인 만큼 시황 변경에 따른 펀드 관리가 중요하다. 주식시장이 폭락해도 해당 보험사와 설계사는 ‘시황이 이러하니 펀드 유형을 바꾸는 게 유리하다’는 식의 조언을 단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그저 ‘오래 갖고 계시는 게 답입니다’라는 하나마나한 식의 얘기만 해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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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금융위원회가 국내 일반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금융업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금융회사가 믿을 만한가에 대해 긍정적(16%)보다 부정적(42%)인 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의 생명은 신뢰인데 금융회사를 믿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새로운 금융시대’라는 책에서 “금융은 목표한 바를 현실로 이루어 나가는 과학”이라고 말했다. 자식의 대학 등록금, 부부의 편안한 은퇴생활 등 목표를 성취하는 데 금융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개인의 목표 성취를 도와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준다니 얼마나 근사한 역할인가. 믿을 수 있는 ‘금융 파트너’로 고객의 인생에 동행하는 금융회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신수정 경제부·crystal@donga.com


#스마트머니#변액보험#실손의료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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