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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돌아온 엄마들 “되찾은 내 이름… 남편이 더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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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돌아온 엄마들 “되찾은 내 이름… 남편이 더 좋아해”

김범석기자 , 김현수기자 입력 2014-10-23 03:00수정 2014-10-2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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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선후배’의 희망 나누기]
“육아로 바쁜 30, 40대 여성에게… 시간선택제는 꼭 필요한 일자리
남편-아이들 격려가 가장 큰 힘… 망설이지 말고 용기내 도전하세요”
일자리 향한 희망의 발걸음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새 일자리를 찾는 경력단절여성과 중장년층 퇴직자 등의 발걸음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이날 리스타트 잡페어 행사장을 찾은 약 2만 명의 구직자는 “용기를 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아세요? 회사로 다시 출근하는 꿈을 꿀 정도였어요!”

22일 ‘2014 리스타트 잡페어’ 행사장에서 만난 이현진 씨(34)는 스타벅스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구직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로만 살던 그는 올해 1월 스타벅스코리아로 다시 돌아왔다. 출산과 육아로 회사를 떠난 지 11년 만의 ‘컴백’이었다. 현재 그는 집 근처인 충남 천안터미널점에서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하루 4시간 반 일을 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다.

○ 지난해 ‘구직자’에서 올해는 ‘멘토’로

이 씨는 “2003년 결혼 후 6∼7년 동안 출산과 육아로 정신이 없었다”며 “그렇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오전 시간이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바리스타 전공을 살려 집 근처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시간제 근무제도인 ‘리턴 맘(Return Mom)’ 소식을 들었다. 곧바로 지원서를 내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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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시간제 근무는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30, 40대 여성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 같다”며 “예전에는 ‘동남아(동네 남아있는 아줌마)’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변한 내 모습에 자극을 받은 동네 아줌마들도 있다”고 말했다.

‘선배’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IBK기업은행의 서울 경동시장출장소에서 하루 4시간씩(낮 12시 반∼오후 4시 반) 예금 수신 업무를 하고 있는 오세일 씨(38)는 “낮 시간에 집에서 멍하게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며 “누구 엄마가 아닌 내 이름으로 세상을 다시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사회에 다시 나가기 위해 각종 자격증을 따고,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등 준비를 하기도 했다. 그래도 5∼6년간 일을 쉬다 보니 일터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때 힘을 준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올해 8월부터 우리은행의 경기 남양주 진접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서연 주임(29)은 “4년 전 일을 그만둘 때 남편이 ‘가정에 충실할 수 있겠다’며 좋아했었는데, 일을 다시 시작한 뒤로는 그때보다 더 좋아한다”며 “네 살배기 아들도 ‘출근’이라는 단어를 배운 뒤 ‘엄마 나 어린이집에 일하러 가요’라고 인사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 아이 안은 ‘새댁’부터 아이 다 키운 50대까지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직원의 희망에 따라 하루 4시간이나 6시간 등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다. 임금은 풀타임 근무자보다 적지만 4대 보험 가입 등 복리후생 측면에서 정규직과 차별 없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를 선언한 이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리스타트 잡페어 행사장에는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려는 여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결혼 2년 차를 맞은 강연주 씨(32)는 9개월 된 아이를 안고 행사장을 찾았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해 10월 회사를 그만둔 그는 “지인의 소개로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필요로 재취업을 하고 싶다는 구직자도 있었다. 차수경 씨(31)는 “아이를 낳고 나니 남편 월급만으로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취업을 향한 열정은 나이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30, 40대뿐만 아니라 50, 60대 여성 구직자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부스 탐방에 열심이었다. 카페를 운영했다는 이정숙 씨(50)는 여러 부스에서 상담을 받다 “지금은 ‘100세 시대’인데, 그렇다면 50대도 한창 일할 나이 아니냐”며 웃었다.

김범석 bsism@donga.com·김현수 기자
#구직자#일터#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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