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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추억의 장터’ 복원… 시장에도 창조경제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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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추억의 장터’ 복원… 시장에도 창조경제 수혈

박은서기자 입력 2015-09-10 03:00수정 2015-09-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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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함께, 부활 전통시장]<1>현대카드-송정역전매일·대인시장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로 8번길 송정역전매일시장. 시장 초입부터 50m가량 땅이 파여 있어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기 어려워 보였다. 굴착기는 길가 양옆으로 흙을 쌓고, 인부들은 바삐 지나가고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시장 상인들은 불만은커녕 오히려 기대감이 섞인 눈으로 공사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공사는 송전역전매일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선 지중화와 도로 재포장 사업이다. 시장 점포 위로 너저분해 보이는 전선들은 다음 달 말까지 땅속으로 깔끔하게 정리될 예정이다.

○ 입지조건은 좋지만 활력은 예전만 못해


광주 동구 제봉로 194번길 대인시장 ‘막둥이 한과’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시범 점포로 선정돼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고 소포장 제품을 배치해 7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점주인 이해성 씨(65·왼쪽)와 김효자 씨가 직접 만든 한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1940년대에 형성된 송정역전매일시장은 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중 하나다. KTX 광주송정역(옛 송정리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라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다. 사람이 모여들기 좋은 장소였던 덕에 1970, 80년대엔 매우 번성했다. 시장상인회 국정자 부회장(62·여)은 그 당시 시장 분위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국 부회장은 “1980년대에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로 인기 있었다”며 “목욕비가 1300원 하던 그 시절에 하루 매출이 100만 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현재도 광주송정역을 이용하는 인구가 하루 평균 1만3000명에 이르기 때문에 유동인구는 많다. 그러나 시장은 활력을 많이 잃었다. 62개 점포 중 현재 20여 곳이 빈 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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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상권이 쇠퇴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예전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오던 단골 고객의 방문으로 그나마 시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시장이 이렇게 쇠퇴한 것은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200m 남짓 되는 짧은 시장 골목 안에 방앗간만 7개가 될 정도로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했다. KTX역 바로 앞에 있지만 기차 이용객들이 간단히 사갈 수 있는 먹을거리도 없다.

○ 광주창조혁신센터의 ‘시장 살리기’

이렇게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도 점점 죽어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을 받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올 1월 문을 열면서 ‘서민주도형 창조경제 확산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으로 창조적 전통시장 육성을 계획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가 ‘송정역전매일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도맡았다. 현대카드는 2년 전 강원도 봉평장의 부활 프로젝트를 맡아 방문객과 점포 수를 늘리고 평균 매출 30% 증가라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현대카드를 비롯해 광주시청, 광산구청, 상인회,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인 추진위원회가 올 3월 발족해 개발 콘셉트와 방향성을 수립했으며 현재는 시장 디자인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엔 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시작하고 다음 달엔 빈 점포를 채울 청년 상인을 모집하고 선발한다. 프로젝트를 마치고 새롭게 바뀐 시장은 내년 3월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송정역전매일시장을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먹거리 특화 전통시장’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세부 추진 요소는 ‘추억의 시장’ ‘맛있는 시장’ ‘편리한 시장’ 3가지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김영관 현대카드 M-TFT 팀장은 “획일적으로 겉모습을 현대화하는 게 아니라 ‘추억의 시장’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송정역전매일시장엔 1970, 80년대 건물과 옛 글씨체로 적힌 간판이 많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이동한 느낌이 가득했다. 떡갈비, 육전, 상추튀김 등 먹거리 메뉴를 다양화하고 공공 편의시설을 늘린다.

상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배석용 상인회장(66)은 “많은 가게가 거의 장사가 안 돼 문을 늦게 열고 빨리 닫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탈바꿈하면 예전 명성을 되찾을 것 같아 기대가 무척 크다”고 말했다.

○ 개선사업의 시범 점포 만족도 높아


송정역전매일시장의 미래 모습은 대인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 현대카드는 광주 동구 제봉로 194번길 대인시장의 점포 두 곳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점포 개선을 7월 완료했다. 한과류 도·소매점인 막둥이 떡집은 ‘막둥이 한과’로, 수삼 생강 대추를 팔던 대흥인삼약초는 ‘하루에 약초’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대카드의 도움으로 내부 인테리어, 진열 방법, 포장을 개선한 덕택에 매출이 올랐다.

막둥이 한과 점주 김효자 씨(64·여)는 “1000∼3000원짜리로 소포장을 하면 과연 저게 팔릴까 했는데 지금은 손님들이 예쁘다고 많이 사가 기쁘다”고 말했다. 하루에 약초 점주 윤남주 씨(56·여)도 “예전에는 한 달에 4번 열리는 야시장 땐 거의 판매를 못 했는데, 지금은 100g 단위로 소포장한 덕에 20, 30대 젊은이들이 많이 구입해 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광주=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장터#창조경제#대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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