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 심장이 뛴다]<6>수출 첨병 대한항공 인천화물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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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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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더 빨리, 더 멀리”… 항공화물 운송시장의 절대강자

긴 터널같은 기체 내부 2012년 도입한 신형 화물기 ‘B777F’의 내부 모습. 일반 여객기와 달리 창문이 거의 없는 화물기 내부는 마치 터널과 같은 느낌을 준다. 대한항공 제공
긴 터널같은 기체 내부 2012년 도입한 신형 화물기 ‘B777F’의 내부 모습. 일반 여객기와 달리 창문이 거의 없는 화물기 내부는 마치 터널과 같은 느낌을 준다. 대한항공 제공
레일이 돌아가는 둔탁한 소리가 나고 무게가 몇 t씩 되는 화물더미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물이 기내 지정된 자리에 도착하자 형광색 조끼를 입은 작업자 2명이 화물이 고정되도록 바닥에 있는 잠금장치를 연결했다. 이곳은 화물전용기 ‘B777F’ 안. B777F는 대한항공이 화물 수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새로 도입한 차세대 화물기다.

컴컴한 화물기 내부는 마치 터널과 같은 느낌을 준다. 좌석 한 줄마다 창문이 나 있는 일반 여객기와 달리 화물기에는 조종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좌석 근처를 제외하고는 창문이 없기 때문이다. 화물더미가 비행기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소영 대한항공 인천화물운송지점 고객서비스팀 사원은 “최대한 많은 짐을 쌓는 동시에 기내 무게중심을 맞추는 것이 화물 싣기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1일 국내 항공화물의 중심기지인 대한항공 인천화물터미널을 찾았다.

○ 차세대 화물기로 수익성 개선

화물 탑재 준비하는 ‘B777F’ 25일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에 세워진 신형 화물기 ‘B777F’. 대한항공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신형 화물기 ‘B777F’와 ‘B747-8F’를 지난해 각각 2대씩 도입했다.
화물 탑재 준비하는 ‘B777F’ 25일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대한항공 제1화물터미널에 세워진 신형 화물기 ‘B777F’. 대한항공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신형 화물기 ‘B777F’와 ‘B747-8F’를 지난해 각각 2대씩 도입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해외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면서 항공 화물량이 꾸준히 줄고 있다. 불황의 그림자가 길어진 것도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기업으로서는 악재다. 대한항공의 전체 매출에서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분기(10∼12월) 36.5%에서 지난해 26.5%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항공화물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물 적재량은 많고, 연료 소비는 적은 차세대 화물기 4대를 도입했다. 지난해에 들여온 차세대 화물기 ‘B747-8F’와 ‘B777F’의 운항거리는 각각 8185km와 9045km로 기존에 활용하던 ‘747-400F’(7474km)에 비해 700∼1500km 길다. B747-400F와 같은 시리즈 제품인 ‘B747-8F’의 화물 적재 용량은 약 134t으로 기존 기종에 비해 화물을 24t가량 더 실을 수 있다. 더 많은 짐을 더 멀리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신형기 도입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오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강조한 방침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올 1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형 항공기 활용과 스케줄 운영을 최적화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저비용 고효율 업무 구조를 구축해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향후 2, 3년간 화물기 교체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2016년까지 B747-8F를 총 7대, B777F는 2015년까지 총 5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신형 화물기는 기존 화물기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7%가량 적어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규제 등 환경 이슈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노선 확장, 특수화물 운송으로 수요 늘릴 것

신형 화물기가 항공 화물 운송의 첨병이라면 인천화물터미널은 ‘본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1터미널이 처리한 화물은 약 121만 t으로 같은 기간 인천국제공항에서 처리된 전체 화물(246만 t)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1년 6만6000m²(약 2만 평) 넓이의 1터미널을 연 대한항공은 2007년 3만6000m²(약 1만1000평) 규모의 2터미널을 개장했다. 현재 1터미널은 대한항공의 화물을 담당하고 있고 2터미널은 에어프랑스KLM,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 외항사의 화물을 맡고 있다.

화물터미널에 들어가기 위해 신원 확인 절차와 몸수색을 거쳤다. 형광색 조끼도 반드시 챙겨 입어야 했다. 화물을 싣고 바쁘게 돌아다니는 차량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안전 운행을 약속하는 의미로 직원들은 작업차량 뒤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다녔다.

신형 화물기 도입만큼이나 화물 노선의 확장도 대한한공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화주사의 요청에 따라 화물을 배달해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연구하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날 1터미널 보온창고 내부에서 발견한 꽃들도 대한항공이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에 신규 취항하면서 가져오기 시작한 물품이다.

김의호 대한항공 인천화물운송지점장(상무)은 “케냐에서는 꽃, 몰디브에서는 참치를 들여오는 등 신규 취항 노선을 중심으로 특수화물의 운송을 늘리고 있다”며 “신형 화물기 도입에 노선 확장, 특수화물 운송 등을 통해 올해 화물 사업 분야에서 매출 30억 달러(약 3조33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인천화물터미널#특수화물#B77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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