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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門 다니다… 名品社 박차고… ‘K뷰티’ 스타트업 名手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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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門 다니다… 名品社 박차고… ‘K뷰티’ 스타트업 名手로

동아일보입력 2013-06-03 03:00수정 2013-06-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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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해야 청춘이다]<11> 창업 1년만에 화장품 정기배달업계 1위 ‘미미박스’ 하형석 대표
국내 1위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업체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본사에서 대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브랜드를 키운 후 바로 팔아치우는 전략을 지양하고 사업을 장기적으로 키워 나가겠다”며 “체력과 마인드컨트롤 능력을 키우기 위해 최근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06년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난생처음 뉴욕을 찾은 한국인 청년이 거리 한가운데서 우뚝 걸음을 멈췄다. 군 복무 중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자원했던 청년이 뉴욕에 간 것은 파병 당시 친하게 지냈던 미군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 여행길에서 청년은 우연히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있는 명문 디자인스쿨 ‘파슨스’를 발견했다. 당장 환경공학도의 꿈을 접고 패션 마케팅으로 전공을 바꿨다. 친구들을 만나며 미국 유람이나 하려고 했던 여행이 운명처럼 유학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창업한 지 1년여 만에 국내 정상의 화장품 서브스크립션(정기 배달) 업체를 이끌고 있는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30)의 도전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 뉴욕에서 시작된 꿈


원래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 1학년 때 패션 쇼핑몰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던 터였다. 가슴속 깊이 숨어 있던 열망은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꼽히는 뉴욕에서 갑작스레 폭발해버렸다. 패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학비 문제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바로 그때 동생의 열정을 지지해 온 누나가 선뜻 결혼 자금을 내놓겠다고 나섰다.


학비 문제가 해결됐지만 생활비는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하 대표는 패션업계 인맥을 활용해 저렴하게 옷을 사들여 이베이에서 파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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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았다. 국내외 패션계 유력 인사들을 선배로 둔 파슨스 출신이라는 점은 높은 패션계 문턱을 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 그는 재학 중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구치’ 총괄 디자이너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인 톰 포드의 인턴으로 합류했다.

완벽주의자인 포드의 취향에 맞춰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사무실 책상이 조금이라도 어지럽혀질라치면 임원들이 먼저 나서 불호령을 했다. 커피를 준비하고 구두를 닦는 허드렛일도 인턴들 차지였다. 6명의 인턴 가운데 가장 꿋꿋이 버틴 하 대표는 그중 유일하게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그가 맡게 된 업무는 북미지역 홍보담당이었다. 뉴욕 패션업계에서 동양계 유학생을 홍보 담당자로 내세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국내 패션업계에 “톰포드에 한국인이 근무한다”는 소문이 났다. 함께 일을 하자는 연락이 빗발쳤다.

달콤한 자리를 약 2년 만에 박차고 한국에 돌아오겠다고 하니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 패션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앞섰다. 2009년 최범석 디자이너의 ‘제너럴아이디어’에 해외사업팀장으로 합류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인 ‘컨셉코리아’의 컨설턴트로도 일했다.

○ ‘K뷰티’ 첨병으로 나선다

이후 벤처업계에서 패션·뷰티 관련 창업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하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에 합류했다. 그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12월 두 명의 동업자와 함께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업체 ‘미미박스’를 창업했다.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소비자가 일정액을 결제하면 업체가 다양한 제품을 모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것이다. 미미박스는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무료로 제품을 공급받는 대신에 대규모의 고객 반응과 소비 행태를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회원들은 월 1만6500원만 내고 10만 원 상당의 신제품들을 매달 받아볼 수 있다. 혁신적인 유통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모델이라 기업 담당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일일이 찾아간 200개 브랜드 중 겨우 5개 브랜드를 설득해 지난해 2월 7일 첫 서비스를 론칭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첫날 준비한 200개의 박스가 다 팔려나갔고 이후 먼저 연락을 해오는 업체가 늘어났다. 파트너 브랜드는 어느새 300개가 됐다.

현재 미미박스는 우후죽순 늘어난 후발 업체들의 맹추격을 제치고 회원 수 12만 명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출범 첫 달 1900만 원이었던 월 매출은 현재 3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다니는 교포 학생들이 지난해 여름 “한국의 창업 모범 사례를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기도 했다.

미미박스는 다음 달 1일 화장품 서브스크립션 업계에선 세계 최초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 말에는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K-앱 글로벌 시장 개척단’ 파견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하 대표는 “정보기술(IT)과 화장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장점을 내세워 ‘K(한류)뷰티’를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K뷰티#미미박스#하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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