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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클럽, 앞으로 5년에 달렸다]<7·끝>경제 원로들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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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클럽, 앞으로 5년에 달렸다]<7·끝>경제 원로들의 제언

동아일보입력 2013-02-05 03:00수정 2013-02-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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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 혁신해 질적성장 추구땐… 40-80클럽 진입 뜬구름만은 아냐”
“쉽지는 않지만, 달성 못할 목표도 아니다.”

한국이 경제 강국인 ‘40-80 클럽’(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인구 8000만 명)에 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경제 원로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현재 40-80 클럽에 속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독일 일본 등 3개국뿐이다.

원로들은 “한국 경제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추격과 저성장의 고착화, 인구 고령화 등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성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미래 동력을 찾아내면 40-80 클럽에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앞으로 5년간 40-80 시대에 진입할 수 있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야 하는 만큼 새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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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 이뤄야


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전 재정경제부 장관)는 “향후 5년간 우리의 진로를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40-80 클럽의 진입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회적인 컨센서스(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 정부가 디테일(세부 사항)까지 챙기느라 항상 바쁘기만 하다. 이는 정부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진보와 보수 간 합의를 이뤄 국가의 역량을 한데 결집하지 않으면 경제 강국의 길은 요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0-80 클럽 진입이라는 명확한 이정표를 만든 뒤 국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성장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신흥국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현재의 성장 전략을 고수하면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의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임기가 5년으로 묶여 있는 것도 40-80 클럽 진입과 같은 장기 전략 수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국가의 수장이 바뀌어도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 산업구조 개편으로 양적 성장 아닌 질적 성장 추구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NEAR·동북아시아연구)재단 이사장은 “통일을 전제로 해도 40-80 클럽 진입은 만만치 않은 목표”라면서도 “기업과 가계가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산업 구조를 혁신해 향후 10년간 잠재성장률을 3% 이상으로 유지하면 통일 비용을 흡수하고도 40-80 클럽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남북한 모두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한의 부실기업을 떨어내고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해 궁극적으로 자본의 한계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남한의 중화학 조선 등을 북한으로 옮기는 ‘산업 이전(移轉)’을 추진하는 동시에 남한은 레벨업(한 단계 상승)된 고부가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산업 구조 재편을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서비스업의 고급화를 통한 내수 시장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도약한다는 것은 3끼 먹던 밥을 6끼 먹는 게 아니라 같은 밥이라도 ‘더 좋은 밥’을 먹는 것”이라며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시대에는 고급화와 차별화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정서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이 높아졌는데도 국민들의 소비 수준이 제자리면 내수 침체로 40-80 클럽에 진입하기 힘들 것”이라며 “‘골프 치지 마라’, ‘진료비가 비싼 병원도 짓지 마라’와 같은 고부가 서비스업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더이상 수출에 의존할 수 없고, 내수 시장을 확충해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며 “서비스업의 고급화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 창의력 기반의 인적 혁신으로 부가가치 높여야

산업구조 혁신을 위해 인적 혁신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은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발빠른 추격자) 전략이 통했지만, 40-80 클럽에 속하려면 스스로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0-80 클럽 국가들은 기존에 없던 부가가치를 주도적으로 창출하는 게 특징”이라며 “주입식 교육은 더이상 안 된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좌승희 서울대 겸임교수(경제학)는 “경제를 일으키는 것은 결국 기업이고, 한국은 앞으로도 기업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며 “기업 자체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목상권 보호 등을 내세워 대규모 자본의 서비스업 진출을 가로막는 방식으로는 국가 전체의 성장을 추구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제2의 삼성’, ‘제2의 현대’ 등이 나오게 기업 성장의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이 잘 되어야 서비스업과 내수 분야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며 “‘대기업 때리기’를 멈추고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오정근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한국은 중소기업에 대해 보호 일변도의 정책을 펴다보니 중소기업이 자생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핵심 부품·소재의 상당부분을 국내 중소기업이 아닌 해외에서 조달해 중소기업은 성장에서 소외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40-80 클럽에 진입하려면 중소기업의 사업 환경을 환골탈태해서 대기업 성장의 온기가 중소기업에도 퍼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팀장=박중현 경제부 차장  
▽팀원=김유영 이상훈 문병기 황형준 유성열 경제부 기자 박형준 도쿄 특파원  

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산업구조#경제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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