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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 클럽, 앞으로 5년에 달렸다]<5> 통일경제 밑그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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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 클럽, 앞으로 5년에 달렸다]<5> 통일경제 밑그림 준비하자

동아일보입력 2013-01-24 03:00수정 2013-01-2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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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땐 北 2500만명 내수시장 흡수… 점진적 경제통합 준비를
지난해 12월 11일. 독일 튀링겐 주의 주도(州都) 에르푸르트 시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양쪽에는 벤츠 BMW 오펠 등 세계적 자동차업체 간판이 붙은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구(舊)동독 지역으로 통일 이전에 10여 개 자동차 공장이 있던 이곳은 현재 500여개 자동차 부품공장이 모인 독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통일 이후 달라진 건 공장 풍경뿐만이 아니다. 늘어난 일자리 덕에 지역경제는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튀링겐 자동차클러스터 협회 미하엘 리손 회장은 “통일 이후 서독 자동차 회사들이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다”며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내수시장이 확대되는 등 지역경제가 통일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독일은 한동안 ‘통일 후유증’을 겪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로 동독 지역의 산업이 붕괴되고 실업률이 폭등하기 시작한 것. 통일 비용이 당초의 예상을 뛰어 넘으면서 ‘유럽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 경제는 후퇴를 거듭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독일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인구 8000만 명 이상인 ‘40-80클럽 국가’로 부활했다. 구동독 지역이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내수시장이 확대된 것이 독일경제 부활의 중요한 동력이 됐다. 통일이 독일의 산업구조 재편→일자리 증가→내수시장 확대→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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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40-80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통일은 필수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통일 한국이 ‘글로벌 리딩(Global Leading) 국가’로 도약하려면 지금부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 통일로 내수시장 확대

40-80 국가인 미국 독일 일본은 모두 넓은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7%. 한국처럼 수출이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주동력인 독일, 일본도 내수비중이 각각 56.0%와 59.4%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내수시장 비중은 5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협소한 내수시장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외풍이 거세질 때마다 한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원인”이라며 “수출 기업의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져나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통일을 통해 내수시장을 크게 키웠다. 1989년 6000여만 명 수준이었던 독일 인구는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인구 1600여만 명을 흡수하면서 1991년 8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독일의 내수시장 규모는 1990년 9914억 달러에서 2010년 1조8848억 달러로 20년 만에 2배 수준이 됐다.

헤르베르트 슈튀츠 독일 튀링겐개발공사 이사는 “통일 이후 독일경제에 흡수된 구동독 인구는 내수시장을 넓혀 독일 경제를 활성화시켰을 뿐 아니라 세계적 경제침체에도 성장률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현재 남한의 인구는 4886만 명으로 세계 25위 수준. 하지만 북한 인구(2459만 명)를 합친 통일 한국의 인구는 7345만 명으로 자국 인구만으로 탄탄한 내수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8000만 명과 큰 차이가 없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09년 보고서에서 720달러 수준인 북한의 1인당 GDP는 통일 이후인 2020년에 튀니지(4286달러)와 비슷한 4000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1000만 명인 튀니지의 내수시장 규모가 260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 2500만 명의 북한과 통일해 남북 단일경제권이 형성되면 적어도 650억 달러 규모의 내수시장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남북 경제통합을 통해 북한에 투자가 이뤄질 경우 북한지역의 성장잠재력은 매년 약 7∼8% 정도”라며 “남한지역 역시 ‘규모의 경제’로 0.3% 추가 성장하면서 통일 한국의 GDP는 30, 40년 내에 독일, 일본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지금부터 남북 경제통합 준비해야

북한과의 통일을 한국이 40-80 국가로 성장하는 도약대로 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38배에 이르는 남북 경제격차를 좁히는 데는 막대한 통일 비용이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통일로 인한 경제 부담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금부터 남북 경제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한과의 경제 통합을 통해 40-80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라도 남북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북한에 인프라확충 지원에 나서는 등 한반도 경제공동체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과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준비 없는 통일로) 갑자기 2000만 명이 넘는 북한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은 어렵다. 점진적으로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며 “북한과의 경제력 격차가 줄어들 때까지 개성공단 같은 협력 통로를 늘려 자체 역량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한의 노동집약 산업들을 서서히 북한으로 옮겨 남한의 산업구조 개선과 동시에 남북간 경제력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독일 역시 통일을 산업구조 재편의 계기로 삼았다. 통일 직후 독일은 구동독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정부 지원을 약속해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단지 등 대규모 제조업 생산기지를 설립하고 정보통신기술(ICT), 태양광 산업 등 최첨단 산업단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남북통일 이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려면 통일 한국의 성장률이 5%는 돼야 한다”며 “향후 10∼15년간 남한의 중화학, 조선 산업 등을 북한으로 옮기고 남한의 산업구조를 재편해 생산성을 올리면 이 같은 고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통일#국가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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