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더 귀여워진 얼굴… 연비 ‘쑥쑥’ 코너링 ‘가뿐’ 경차다운 경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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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빈 기자의 DRIVEN]한국GM ‘스파크’

경차는 ‘시티카(City Car)’다. 시티카란 도시에서 근거리 이동용으로 사용하는 작고 실용적인 교통수단을 뜻한다. 중형차가 우등 고속버스라면 경차는 마을버스인 셈이다. 그래서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면 체력이 달리고, 속도를 높이면 시끄러우며 커브길을 만나면 불안하다. 편의장치는 한숨이 나오고 생각보다 연료소비효율(연비)마저 좋지 않다. 소비자의 요구는 끝이 없다. 힘 좋고 조용하며 운전 재미도 있는 경차를 원한다.

쉐보레가 신형 ‘더 넥스트 스파크’로 까다로운 경차 고객을 유혹하고 나섰다. 채널A 자동차프로그램인 ‘카톡쇼X’가 스파크의 모든 것을 파헤쳐봤다.

더 넥스트 스파크의 내부 모습
더 넥스트 스파크의 내부 모습
경차다워진 디자인

경차는 소형차의 축소판이 아니다. 크기가 훨씬 작기 때문에 거기에 어울리는 디자인이 따로 있다. 하지만 기존 스파크는 경차스러운 외모가 아니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온 콘셉트 경차 3대 중 1대가 실제로 생산으로 이어졌는데 영화에서라면 몰라도 현실에선 과한 앞모습이 오히려 판매에 발목을 잡았다. 마치 생선 대가리를 툭 잘라다 놓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한국에선 좁은 실내공간을 극복하기 위해 지붕을 높인 ‘톨보이’ 스타일의 경차가 모두 실패했는데 기존 스파크는 톨보이 분위기를 풍겼다.

신형 스파크는 그런 부분을 모두 뜯어 고쳤다. 눈매가 매섭긴 하지만 앞모습에 귀여움을 담았고 차체 높이는 45mm나 줄였다. 경쟁 모델인 기아차 ‘모닝’보다도 10mm가 낮다.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바뀐 것이다. 지붕이 내려오면서 좁아진 실내는 차체 바닥과 시트 위치를 낮춰 어느 정도 해결했다.

인테리어는 경차답게 워낙 단순해서 호불호를 따지기 힘들 정도지만 스쿠터에나 달릴 법한 이전 모델의 초라한 계기반에서 그래도 자동차 계기반처럼 바뀐 점 때문에 실내 분위기가 나아졌다.

높아진 연비

과거 경차의 연비는 상상을 초월했다. 1.0L 엔진이라고 깔보면 안 된다. 연료 소모는 2.0L 중형차와 비슷할 정도였다. 경차의 엔진은 물리적인 한계와 원가 절감 등의 이유로 연료직분사나 가변밸브 등 고급 기술이 들어가지 않아 배기량 대비 힘이 적고 효율이 낮다. 게다가 6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인 시대에 일부 모델에는 4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 있었으니 연비가 좋을 수가 없다. 출력이 낮기 때문에 오르막이나 탑승 인원 같은 변수는 물론이고 비만 와도 맑은 날보다 연비가 뚝뚝 떨어진다. 공인 연비 대비 실제 연비가 낮아 ‘뻥연비’의 대명사였다.

그래서 L당 14.8km라는 스파크의 공인 복합연비를 믿지 않고 테스트에 나섰다. 타이어는 지금까지 나온 경차 중 폭이 가장 넓은 195mm가 끼워져 있고, 75kg의 동승자까지 탔다. 일반적인 교통 흐름의 서울 시내를 부드럽게 주행했을 때 L당 13km 안팎의 연비를 보였다. 동승자만 없다면 공인 도심연비 13.7km에 근접했을 것 같다. 고속도로에선 제한속도에 맞춰 꾸준하게 달렸더니 L당 19.5km가 나왔다. 공인 고속도로 연비보다 3km가 높다. 효율을 높인 엔진과 45kg 가벼워진 차체, 개선된 무단 변속기(CVT),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디자인의 덕택이다.

아쉬운 가속력, 뛰어난 핸들링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파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힘이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답답하게 나가는 것은 다른 경차와 마찬가지. 스파크와 모닝으로 150m 달리기를 여러 차례 했는데 스파크가 모닝보다 매번 2m 정도 뒤처져 골인했다. 등판 능력 테스트에서도 스파크는 성인 5명을 태우고 높은 오르막길을 정말 힘겹게 올라갔다. 연비는 높아졌지만 힘은 경쟁 모델인 모닝과 비슷한 셈이다.

하지만 핸들링과 코너링, 브레이크 성능은 과거 경차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경차는 휠베이스(앞뒤 바퀴의 거리)가 짧은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자칫 스핀하기 쉬워서 안전 위주로 설계를 한다. 이로 인해 운전대를 돌려도 차의 반응이 늦고, 커브를 돌 때 회전반경이 커지는 언더스티어 현상도 심한 편이다. 한마디로 운전 재미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그런데 신형 스파크는 달랐다. 차체의 71.7%를 고장력 강판으로 만들어 뼈대가 튼튼해졌고 여기에 맞게 튜닝된 서스펜션, 가벼워진 차체, 낮아진 무게 중심, 접지력 높은 타이어의 사용 등으로 주행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

운전대를 돌리면 차의 앞머리가 가볍게 따라오고 커브길에서는 원하는 라인을 거의 벗어나지 않고 돌아준다. 고속주행 때 차로 변경이 불안하던 점도 상당히 개선됐다. 출력만 제외하면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소형차급으로 올라갔다.

넘치는 편의·안전장치

‘경차에도 이런 장치가?’

중형차에서도 상위 트림에서나 선택할 수 있는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이 시승한 스파크에 들어 있었다. 언덕길에서 뒤로 밀림을 방지하는 장치도 있다.

7인치 모니터로 구성된 마이링크시스템은 ‘아이폰’을 연결하면 내비게이션 기능과 전화 통화는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고 후방카메라와도 연결된다.

이밖에도 △스마트 시동 버튼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 △열선 스티어링 휠 △크루즈 컨트롤 △선루프 등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기능들을 모두 담으려면 1600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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