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더 커진 몸에 강한 심장 달고 가속력 자랑… 얼굴 개성은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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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빈 기자의 DRIVEN]현대차 투싼 2.0 2WD

현대자동차 ‘투싼’이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더 커지고 강해지고 디자인은 고급스러워졌다. 물론 그만큼 비싸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충돌 안전성 △동력성능 △내구성 △승차감과 핸들링 △소음·진동 감소 등 자동차의 5가지 핵심 요소를 모두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3세대 신형 투싼은 현대차의 주장처럼 동급 경쟁 차종인 폴크스바겐 ‘티구안’보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차가 됐을까.

투싼 2.0 전륜 구동 모델을 꼼꼼하게 시승해봤다. 시승차는 편의장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프리미엄’ 트림에 ‘프리미엄 패키지’까지 더해져 가격은 3265만 원이다.

고급스럽지만 신선함은 부족한 디자인

신형 투싼은 리틀 ‘싼타페’로 불린다. 그만큼 상위 차종인 싼타페를 빼닮았다는 이야기다. 싼타페의 디자인이 뛰어나긴 하지만 시장에 나온 지 3년이 넘어 익숙한데 그와 비슷한 디자인의 동생이 나왔으니 신선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투싼만의 개성이 사라진 셈이다. 크기가 줄어든 싼타페를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디자인 자체의 완성도는 높다. 2세대의 디자인은 다소 밋밋했는데 이번 3세대는 존재감이 강한 전면부와 늘씬하게 길어지면서 각 잡힌 허리 라인, 볼륨감 있는 후면부로 인해 작은 체구임에도 당당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젊은 컬러의 ‘피버’ 트림을 마련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장점이다.

실내는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마감재가 가격에 대비해 고급스럽지 못한 것은 아쉽다.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미려면 최고등급인 프리미엄 트림(2920만 원)을 선택한 뒤 다시 ‘플래티넘 에디션’(170만 원) 패키지를 넣어야 한다. 참고로 파노라마 선루프(105만 원)는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중고차로 팔 때 100만 원 이상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고 매매도 빠르다.

소음은 동급 최저 수준

디젤엔진의 가장 큰 약점은 소음과 진동이다. 가솔린엔진보다 폭발력이 크기 때문이다. 신형 투싼의 소음은 귀로 듣기에도 확실히 줄어들었다. 소음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49.5dB이 나왔다. 4기통 디젤엔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은(SUV)은 대부분 50dB 초반이다. 경쟁차종보다 2∼3dB이 낮은 수준이다. 같은 장소에서 측정한 티구안은 53.4dB이 나와서 정차 중 소음은 확실히 투싼이 낮았다. 다만 주행 중에는 투싼과 티구안의 소음은 비슷하게 느껴졌다. 투싼은 진동 역시 감소해서 예민한 운전자가 아니라면 소음과 진동에 불만은 없을 듯하다.
발군의 동력성능, 평범한 연비

투싼에 들어간 2L급 ‘R2.0’ 디젤터보 엔진은 출력이 높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조율을 더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가속시간은 9.3초로 기존 투싼보다 0.3초 빨라졌다. 티구안의 10.2초보다는 1초가량 빠르다. 투싼의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시원하게 뻗어 나간다. 시속 180km까지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가고 최고속도는 시속 200km 정도까지 가능하다. 4명이 탑승하고 캠핑장비를 가득 실어도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브레이크의 용량이 약간 부족해서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정지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감각도 무딘 편이다. 이 부분에서 티구안이 우수하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일상적인 서울 시내 주행에서 L당 11.7km,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정속주행했을 때는 17.3km로 평범한 편이었다. 공인 연비는 13.8km다. 가속력은 티구안에 확실히 앞서고 연비는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다. 투싼 1.7 DCT 모델의 공인 연비는 L당 15.6km로 2.0보다 약 10% 좋다.

안정감 높아졌지만 운전재미 보통

기존 투싼보다 초고장력 강판을 2배 이상 사용하면서 차체의 강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주행을 해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고속주행 중의 흔들림이나 거친 노면에서 덜컹대는 헐렁함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운전이 즐겁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차체의 무게중심이 높고, 무거운 디젤 엔진이 차체의 너무 앞쪽에 위치해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다. 특히 엔진이 보조석 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급하게 왼쪽으로 운전대를 돌리면 오른쪽으로 돌릴 때보다 반응이 늦다. 전체적으로 운전대의 조작에 따라 차가 일정한 비율로 움직여주는 정밀성이 떨어져서 차체의 강성이 높아진 데 비해 운전 재미는 별로 늘지 않았다. 역시 운전자 입장에서 느끼는 주행 질감에서는 티구안이 앞선다.

편의장치는 세계 최강

늘어난 휠 베이스(앞 뒤 바퀴 사이의 거리) 덕분에 실내 공간이 늘었고, 특히 뒷좌석의 쾌적성이 높아졌다. 또 뒷좌석의 등받이 각도가 37도까지 뒤로 넘어가 소형 SUV의 단점인 뒷좌석의 불편함이 크게 해소됐다.

정지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스톱 앤드 고’ 기능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고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 △자동긴급제동시스템 △자동주차시스템 △후측방경보시스템 △브레이크 오토홀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추가 비용은 지불해야 한다.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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