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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관 1시장, 전통시장 가는 날]<17>제주우체국-동문수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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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관 1시장, 전통시장 가는 날]<17>제주우체국-동문수산시장

동아일보입력 2012-11-20 03:00수정 2012-11-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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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제주횟감 당일 택배… “우체국 덕분에 우린 전국구”
“우리야말로 진정한 상생의 관계가 아닐까요?” 신상욱 제주우체국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과 현창훈 상인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침체 일로에 놓였던 동문수산시장의 극적인 부활의 비결로 ‘우체국과 전통시장의 끈끈한 신뢰관계’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원래 요즘이 은갈치 철인데 어획량이 적어 권하기 어렵네요. 가격이 좋아지면 따로 연락드릴 테니 우선 옥돔과 고등어부터 택배로 받으세요.”

자동차로 제주공항을 빠져나와 단 10분이면 구도심의 상징인 제주목관아를 지나 ‘동문시장’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전통시장 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전통시장 6곳이 옹기종기 모여 상부상조하는 제주상권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이곳 한쪽에 수산물 상가 107곳이 예쁘게 줄지어 늘어선 ‘동문수산시장’ 골목이 이방인을 기다리고 있다.

관광객들이 한 번쯤은 반드시 찾는다는 문화관광 시장으로 유명하다. 언제나 관광객들의 흥정으로 번잡한 이곳에서는 상인들이 연신 전화로 고객들과 흥정을 벌이는 모습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서울 대전 등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그날 수확한 싱싱한 수산물과 횟감을 ‘우체국 당일특급배송’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한 상품은 전국 도심이라면 당일 저녁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현창훈 상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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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연안에서 잡히는 방어 옥돔 고등어 전복 오분자기(떡조개) 같은 특산품을 수확 당일, 그것도 저렴한 가격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현대문명이 선사한 특혜 중의 특혜다. 이 때문에 동문수산시장과 한 번 거래해본 사람이라면 평생 단골이 되기 마련이다.

한동안 제주도의 전통시장들도 경기침체와 대형유통업체들의 공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가장 발 빠르게 시장혁신을 주도한 지역이 제주였다. 상부상조의 전통을 십분 활용해 전통시장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간판과 조명은 물론이고 주차장까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췄다.

또한 동문수산시장은 올레길 17코스의 끝자락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관광객들이 5000원만 내면 즉석에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파격적인 코너도 도입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 연속으로 우수마케팅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날로 발전하는 국내 택배시스템이었다.

어머니의 가업을 물려받았다는 명인수산 김경희 대표는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상인들이 한 달에 100개 이상의 택배 거래를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우리시장은 이제 전국구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주 수산시장의 경우 여타 지방의 전통시장과 달리 택배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제주에서 나간 소포(당일 및 익일 오전 특송) 개수는 하루 2000여 개. 이 가운데 절대 다수가 수산물이다. 특히 제주우체국이 처리하는 동문수산시장 물량만 일평균 720개, 한 달 1만4000개를 넘어설 정도로 동문시장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택배 서비스의 품질은 그대로 수산물 품질과 직결된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상인들은 포장과 배달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우체국택배를 선택한 이유이다.

시장상인들의 요구가 높아지자 제주우체국도 기민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2003년 처음으로 소포영업과를 신설했고 2005년부터는 대량발송자를 상대로 ‘계약택배’제도를 만들어 특별 서비스에 나선 것. 이제는 우체국 직원 3명이 동문시장에 상주하며 방문 픽업을 할 정도가 됐다.

현재 동문시장 상인의 70%가량이 우체국택배를 전문으로 활용하며 영업전쟁의 파트너로 삼고 있다. 오히려 상인들은 “고객들이 먼저 우체국택배를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한다. 값비싼 수산물 택배가 배달사고가 난다면 책임 소재도 문제지만 오랜 기간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도 엉클어질 수 있기 때문.

현 상인회장은 “제주의 전통시장을 살린 일등공신이 바로 제주우체국이다”라면서 “동문수산시장이 전국의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우체국 직원들의 정성이 녹아 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 밖에도 제주우체국은 ‘1기관1시장 자매결연’ 활동을 통해 전통시장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달 100만 원 상당의 구내식당 식자재 구매를 전통시장을 통해 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집배365 봉사단’ 활동으로 전통시장의 이웃사촌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주우체국 신상욱 국장(54)은 “제주우체국 직원 170여 명은 신선도가 생명인 횟감 등의 안전한 배송에 막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제주 전통시장 상인들과 더불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실천하겠다”고 화답했다.
▼ 저렴한 해산물과 올레길 연계한 웰빙관광시장 ▼


■ 제주 동문수산시장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만 내용과 실력 면에서는 전국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이곳에 입점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인들도 상당수에 달할 정도예요.”

1970년대 후반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도로가 개설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제주의 대표 수산시장이다. 30년 역사에 불과하지만 이제는 제주산 수산물을 맛보려는 외지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수산시장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저렴하고 풍성한 해산물이 올레길과 연계되어 웰빙관광시장으로 부각되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동문시장’이란 6개의 시장이 하나로 된 쇼핑문화벨트의 대표 브랜드다. 동문공설시장, 동문전통시장, 동문수산시장, 중앙로상점가, 중앙지하상가, 칠성로 상점가의 6개 시장이 독자적인 매력을 뽐내며 관광객들의 이목을 잡아끈다.

청정 제주의 수산물 판매와 제주시 유일의 수산물 상설시장이라는 특화된 상권을 보유하고 있기에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다채로운 수산물 판매 외에도 구입한 활어를 인근 식당에서 요리해 주는 ‘맞춤형 식당’도 인기가 높다.

수도권에서는 주로 항공택배로 횟감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주 정기여객선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까지도 한치와 부시리, 방어를 박스로 구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만큼 동문수산시장의 단체주문, 포장 및 배달 노하우가 탁월하다는 평가다.

현창훈 상인회장은 “이 밖에도 원산지 표시판 제작과 통일된 앞치마 착용, 시장 내 폐쇄회로(CC)TV 설치, 홍보 리플릿 제작, 포장재 공동제작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다른 시장과는 달리 수산시장으로서의 특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전통시장#동문수산시장#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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