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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1조달러 시대 성장 코리아의 신화]<2>이 제품은 세계의 절대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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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1조달러 시대 성장 코리아의 신화]<2>이 제품은 세계의 절대강자

동아일보입력 2011-11-10 03:00수정 2011-11-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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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터널 공사-온열치료기-봉지라면 “내가 제일 잘나가” 섬으로 이뤄진 도시국가 싱가포르. 작은 국토를 알뜰하게 이용하려는 싱가포르 정부는 지하철을 비롯한 도심 인프라 구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일감 수주 각축전을 벌이는 현장에서 SK건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근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기 때문이다.

○ SK건설, 지하공간 기술은 세계 최고

SK건설은 국내외에서 지하 유류탱크 비축기지를 지은 경험이 풍부하다. TBM(Tunnel Boring Machine)이라는 최신 공법 노하우를 앞세워 지하 전력구 및 수로터널 공사도 많이 진행했다. SK건설은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싱가포르에서 두 건의 지하철 공사를 따냈다.

2년여 전인 2009년 6월 SK건설은 싱가포르 육상교통국(LTA)이 발주한 지하철 도심선 2단계 공사 중 2000억 원 규모의 915공구를 단독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고속철도(KTX) 공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북 지역의 뷰티월드 역부터 힐뷰 역까지 지하터널을 뚫는 고난도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역량을 과시한 SK건설은 올해 4월 LTA가 발주한 도심선 3단계 공사 930공구(1400억 원 규모)도 단독으로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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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관계자는 “지하공간과 터널에 관한 한 우리 회사는 설계든 시공이든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면서 “터키 해저터널 공사, 인도 지하 유류저장고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십분 발휘해 싱가포르에서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의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JAC사로부터 1조1500억 원 규모의 대형 아로마틱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2013년부터 연간 400만 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이 시설을 수주한 데는 SK종합화학과 SK가스의 유기적인 공조가 큰 힘이 됐다. 세 회사는 기획단계부터 함께 참여해 SK건설은 설계 및 시공, SK종합화학은 유지 및 보수관리, SK가스는 원료 제공과 제품 판매를 맡기로 했다.

○ 뛰어난 성능 입소문 세라젬과 효성

6일 오전 8시 브라질 상파울루 아우구스타 거리의 세라젬 매장. 이른 시간인데도 현지인 150여 명이 온열척추치료기를 무료 체험하기 위해 모였다. 현지인 직원은 제품뿐 아니라 한국도 소개한 뒤 ‘박수 준비, 시작’이라는 한국어 구령을 붙여 스페인어로 된 세라젬의 사가(社歌)까지 따라 부르게 했다.

오전 7시 40분 문을 여는 이곳은 매일 40분 코스의 무료체험을 14차례 진행하는데 250m² 규모의 매장에 설치된 치료기 32대는 늘 꽉 들어찬다. 유경식 세라젬 브라질본부장은 “한때는 새벽부터 400명가량이 몰려 매장 앞 인도에서 밤을 새우는 통에 최근에는 번호표를 나눠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7년 5월 현지 영업을 시작한 세라젬이 큰 인기를 끈 것은 뛰어난 성능을 체험해 본 현지인들이 입소문을 낸 덕분이다. 세라젬은 지난해 브라질 매장을 7곳으로 늘리며 약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계 온열척추치료기 시장의 절반을 점유한 세라젬은 74개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지난해 2000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국내 매출(1200억 원)보다 훨씬 많다.

세계 최강의 수출품을 말할 때면 효성도 빼놓을 수 없다. 효성은 자동차 타이어의 안전성, 내구성, 주행성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보강재인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10년째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섬유제품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아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도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 우리 맛으로 대륙 평정하는 농심

농심이 중국에 안착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1995년 상하이에 진출해 이듬해 첫 라면공장을 세운 데 이어 1998년 칭다오, 2000년 선양에 공장을 지었지만 문제는 판매였다. 중국인들은 매운맛을 싫어했고, 대만 업체들이 길들여놓은 중국의 라면 문화는 봉지라면도 끓이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어먹는 식이었다. 유통망도 없는데 맵고 끓이기까지 해야 하니 팔릴 턱이 없었다.

1980년대 후반 미국시장을 개척할 때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순 없었다. 농심은 당시 현지인의 입맛을 잡겠다며 각종 향료를 동원해 치킨라면, 간장라면, 미소라면 등을 만들었지만 ‘그들의 입맛’에 맞출 수는 없었다. 결국 창고에 쌓여가는 신(新)라면들을 버리고 신(辛)라면을 수출하는 정공법을 택해 “새로운 맛”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미국시장을 연 것이다.

농심은 중국에서도 섣불리 ‘중국식 라면’을 만들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중국인들이 매운맛을 좋아하도록 만들고, 라면을 끓여 먹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조인현 농심 중국본부장은 “식품은 현지 문화와 접합해야 하는 독특한 분야”라며 “우리 라면을 그대로 지키면서 라면 문화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러시아 국경 근처까지 찾아가 가게 주인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며 판촉을 할 정도였지만 현재 신라면은 중국 주요 도시의 대형 유통매장에서 판매 1위다. 신라면 한 품목만 연매출 1000억 원이 넘는다.

한국에서 ‘삼다수’로 생수 노하우를 쌓은 농심은 최근 옌볜에 백두산 물을 수원(水源)으로 쓰는 광천수 공장을 만들어 ‘백산성수’라는 브랜드로 물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중국의 물 시장은 아직 수돗물을 증류해 병에 담아 파는 수준이지만 최근 부유층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생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상하이=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상파울루=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런 현실] 절대강자 품목도 ‘영원한 1등’은 될 수 없어

절대강자인 수출 품목이라 하더라도 꾸준히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결코 ‘영원한 1등’이 될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한 1977년 당시 수출 상위 5대 품목 가운데 지난해까지 5위권을 지킨 품목은 선박류 한 개밖에 없다.

1977년 당대 한국경제를 견인하던 수출 1위 품목은 의류였다. 절대강자였던 의류는 우리나라가 수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선 1995년에는 8위로 떨어졌고, 수출 4600억 달러를 돌파한 지난해에는 수출 상위 50대 품목에도 끼지 못했다. 신발과 목재류, 어류 역시 한때 한국을 먹여 살리던 대표 품목이었지만 지금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평판디스플레이 등 고(高)부가가치 산업에 자리를 내줬다. 불과 3년 전까지 3위 안에 들며 승승장구하던 무선통신 기기 품목도 지난해에는 6위로 밀려났다.

1등에게 크게 의존하던 수출구조도 변하고 있다. 1977년에는 의류 단일품목이 전체 수출의 19.3%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10.9%를 맡았을 뿐이다. 그 대신 2위인 선박이 10.5%, 3위인 자동차가 7.6%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항목이 골고루 수출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안] 과감한 R&D 투자 - 체계적 특허 관리로
남들 따라올 수 없는 첨단기술 선점해야

오영호 무협 부회장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오래도록 절대강자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 칩 핵심기술을 선점한 퀄컴에 우리나라가 많은 로열티를 내는 점을 예로 들며 “첨단기술은 한번 선점당하면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따라가기’에 급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첨단 분야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오 부회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부품 분야의 첨단기술을 미래 트렌드와 접목시킬 것”을 조언했다. 예컨대 ‘그린 경영’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된다면 다른 기업보다 먼저 관련 첨단 소재와 기술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어 오 부회장은 정부에도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줄 것을 주문했다. 애써 만든 기술이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생명인 만큼 정부가 중국 일본 등 이웃 국가와 꾸준히 협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첨단기술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특허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우리가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첨단기술을 외국시장에 선보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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