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세대 교체 한국 재계/ 차세대 리더 54인 분석]<2>어떤 학교에서 무슨 교육 받았나
더보기

[세대 교체 한국 재계/ 차세대 리더 54인 분석]<2>어떤 학교에서 무슨 교육 받았나

동아일보입력 2011-02-16 03:00수정 2011-02-18 10:3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사립초→국내 명문대→계열사 입사→해외MBA ‘이재용 코스’가 대세 《 ‘사립초등학교에서 인맥을 쌓고 인문·상경계열 전공으로 국내 명문대를 졸업한 뒤 아버지 회사에서 잠시 일하고 미국으로 경영전문대학원(MBA) 유학을 떠났다가 재취업.’ 동아일보 산업부가 15일 분석한 54명의 차세대 재계 리더들이 입사 전까지 받은 교육 과정을 요약하면 이와 같다. 대체로 창업주가 틀을 세우고 2대 회장에 들어서 글로벌 수준이 된 한국 그룹에서 3, 4세에 해당하는 이들은 어릴 때부터 ‘후계자 양성’ 차원의 전략적인 교육을 받았다. 그런 이들의 성장 과정이 겹치는 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기업들의 후계 교육도 정형화됐다는 점을 암시한다. 이른바 ‘이재용 코스’라 불리는 과정이다. ‘경기초교 인맥’ ‘경복초교 인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계 3, 4세 중 압도적으로 많은 수가 서울의 명문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첫 단체생활을 시작했다. 출신 초등학교가 파악된 20명은 모두 서울에서 자랐으며, 이 중 13명이 경기초교나 경복초교를 졸업했다. 자연히 이들은 서로 초등학교 동기거나 선후배인 관계가 많다. 》


오너 집안별로 선호하는 초등학교도 있어서 삼성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세 남매는 모두 경기초교를 나왔으며, 조현아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도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남매,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과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전무 형제는 경복초교를 나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고교 평준화 시대가 되면서 사립초교를 ‘선택된 교육집단’으로 보는 인식이 많아졌고, 명문가 자제를 맡아 본 경험이 많은 이들 학교가 의전이나 경호도 잘 해 그룹 처지에서는 어린 자녀를 보내기 안심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이 된 뒤 비슷한 또래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재계 3, 4세에게 초등학교 네트워크는 각별한 의미가 있어서 연락을 이어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출신 중고교에서는 초등학교와 같은 쏠림 현상은 잘 나타나지 않지만 경복고 출신이 8명인 점이 눈길을 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조현상 효성 전무는 경기초-청운중-경복고 출신이어서 초중고교로 이어지는 선후배 관계다.

주요기사

차세대 리더들의 대학 시절을 살펴보면 명문대 학부과정에서 비교적 다양한 전공을 했고, 아예 미국 대학을 다닌 사람도 많다는 점이 부모 세대에 비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비(非)경영학 전공자 중에서 졸업한 뒤에 자신의 전공을 이어간 경우가 드물고, 상당수가 대학 졸업 뒤 해외에서 경영학을 다시 배웠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온 뒤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친 이재용 사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나온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MBA로 갔으며 박태원 두산건설 전무는 연세대에서 지질학을 전공한 뒤 미국 뉴욕대 MBA 과정을 마쳤다. 정지이 현대U&I 전무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나왔다.

해외 대학에서 학부를 다닌 사람이 많다는 점도 차세대의 특징이다. 졸업한 대학이 파악된 46명 중 17명이 해외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유학 국가는 미국이 압도적이다. 아버지 세대인 현재 총수 29명 중 해외에서 학부를 마친 사람이 7명뿐이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3명은 일본 대학을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분석 대상자 중 절반가량(21명)이 MBA 학위가 있을 정도로 해외, 특히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는 것은 ‘대세’다.

대학원이 가장 각광받는 곳은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다. 이재용 사장은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과장은 스탠퍼드대를 다녔다. 두산그룹의 경우 박두병 회장 때부터 ‘오너가의 자녀는 모두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훈육 방침이 있어 현재 4세에 해당하는 자녀들이 거의 예외 없이 미국 MBA를 마쳤다. 4세들이 미국 뉴욕대에서 MBA 학위를 많이 취득한 두산그룹에서는 박용곤 명예회장이 이들에게 뉴욕대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세인 박용성 회장도 뉴욕대 MBA 출신이다.

일부 차세대 리더는 아버지 회사에 입사한 뒤 잠시 일하다 해외 유학을 떠났다. 이재용 사장은 23세인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나서 삼성전자 학술연수 과정으로 게이오대와 하버드대에서 공부했으며, 정의선 부회장은 옛 현대정공(현대모비스)에 다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로 유학길에 올랐다. 이에 대해서는 입사 일자와 임원 승진 일자의 간격을 늘리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두산그룹은 모든 자녀가 두산 계열사에 입사하기 전 다른 회사에서 경력을 쌓는 것을 그룹 방침으로 삼고 있으나 다른 회사들에서 이런 원칙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학교와 군대, 아버지 회사 외에 다른 곳에서 조직 생활이나 위계질서를 경험해 보지 못한 차세대 리더도 상당수라는 얘기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