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자기소개서 만들기]지원동기 짧으면 불리… 기사등 인용 구체적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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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 성격’ 같은 애매모호한 표현 감점 대상

《구직자에게 자기소개서는 자신이라는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홍보물입니다. 채용전문가들은 100% 사실만 써야 하는 이력서와 달리 자기소개서는 99% 사실에 근거한다고 말합니다.
1% 포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죠. 구직자들은 기업 인사담당자가 그 많은 자기소개서를 다 읽을까 싶지만 인사담당자들은 한 번은 물론이고 여러 번 읽고 또 읽는다고 합니다. 토익과 학점 등 이른바 ‘스펙’의 비중은 낮아지고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기소개서를 돋보이게 쓸 수 있을까.’

구직자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동아경제 취업&창업 면에서는 채용전문가가 직접 첨삭하는 ‘A+ 자기소개서 만들기’를 지상(紙上)중계합니다. 자기소개서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은 구직자들은 wiseweb@donga.com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최성우 씨의 자기소개서

올해 2월 한국산업기술대를 졸업하는 최성우 씨(24)는 고교 시절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화장품가게와 피부과를 안방 드나들듯 했다고 한다. 피부에 관한 한 또래 여성 못지않은 관심을 갖게 된 최 씨는 졸업 후 화장품회사 연구원 취업을 희망한다. 그는 본격적인 구직에 앞서 여러 차례 고치고 다듬었다는 자기소개서를 동아일보에 보내왔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와 함께 최 씨의 자기소개서를 첨삭했다.

#성장과정 저는 고교 시절 아토피 피부염을 앓았습니다. 건성 피부인 터라 보습효과를 주면서도 유분이 덜한 화장품이 필요했습니다. 남자여서 화장품가게를 드나드는 것이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침 화장품가게에서 추천받은 제품으로 불그레했던 피부가 많이 좋아지면서 화장품의 기능성에 큰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성격의 장단점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좋아 중학교 시절 라디오 조립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고교 시절 자화상을 아크릴화로 그리는 미술수업 과제도 30시간을 들여 매달린 끝에 최우수 성적을 받았습니다. 본래 성격이 활달하지 못하고 내성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대학 시절 노동부 직장연수 체험과 학보사 기자활동으로 성격도 외향적인 쪽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원동기 최근 화장품시장에서는 의학기술이 더해진 신개념 피부관리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피부염 환자가 늘어가는 만큼 전문화장품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입사 후 포부 입사 후 1년간은 연구개발 관련 업무를 익히며 새로운 제품 개발에 기여하겠습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대학원에 진학해 주경야독하며 귀사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최고의 인재보다는 항상 ‘새로운 인재’로서 능동적이며 지식, 판단력을 가진 성실한 사원의 위치에 서고 싶습니다(일부 중략).
○ 채용전문가의 조언


인사담당자는 많게는 수천 장에 달하는 자기소개서를 읽는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인사담당자의 뇌리에 남을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았다는 사실 전달에 그치지 말고 과거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했지만 생각의 전환을 통해 피부염을 극복하고 화장품회사 연구원을 자신의 인생 비전으로 삼게 됐다는 내용이 전달되도록 고쳐야 한다.

성격은 지원하는 직무에 부합하는 긍정적인 내용을 부각해야 한다. ‘외향적이다, 적극적이다’라는 애매한 표현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전달하도록 하자. 직무 및 대인관계와 관련된 약점은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

많은 구직자가 고심하는 항목인 지원 동기는 지원하는 기업 인재상과 자신의 비전을 연결시켜 생각하면 쉽게 쓸 수 있다. 신문기사, 논문자료 등을 인용해 전문화장품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노동시장에 ‘자신’이라는 상품을 알리는 홍보자료다. 예측과 추론이 아닌 정확한 자료에 근거해야 한다. 지원 동기에 관한 설명이 너무 짧은 것도 흠이다. 인사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인 만큼 내용이 풍부해야 한다.

입사 후 포부를 밝히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가진 비전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도입부부터 직무목표를 명확히 제시하자. 최근 주목받는 사회적 이슈를 자신의 직무와 연계시키면 더없이 좋다. 예를 들어 사회 고령화, 환경호르몬 문제 등을 전문화장품 시장과 연결지어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것도 방법이다.

커리어 경력개발연구소 안재현 컨설턴트는 “최 씨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현재 상황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지원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대생이 가질 수 있는 딱딱한 이미지를 사회봉사활동으로 상쇄해 부드러운 인성을 부각한 대목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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