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우피경제학 外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 관계·명성·평판이 SNS 시대 새 화폐다 ▼

우피경제학/타라 헌트 지음·김지영 이경희 옮김/360쪽/1만5000원/21세기북스


50대 중반의 최고경영자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오늘 점심은 뭘로 할까요”라거나 “어제 본 영화가 재미있다”는 글을 올리고 기다린다. 그를 팔로하는 친구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주는지 보려는 것일 게다. 하지만 딱히 답변을 듣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대화하고 소통하기를 원했을 수도 있다. 나이 지긋한 경영자들까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소셜네트워크에 올리는 일이 종종 있다. 시간이 남아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소셜네트워크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사람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신뢰를 구축해 명성을 얻고 평판을 높이려고 한다. 왜일까. 저자는 소셜네트워크 시대의 신개념화폐인 ‘우피(Whuffie)’를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에서는 관계 명성 평판이 가장 중요한데 바로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자본을 쌓기 위해서는 우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우피경제학’이라고 부른다.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를 끌었던 ‘슈퍼스타K2’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우피가 풍부했던 것이다. 인터넷의 각종 검색어 순위와 블로그 트위터 등의 소문이 투표와 시청률에 영향을 준 덕분이다. 이 책은 사회적 관계와 명성 평판을 통해 엄청난 수익과 부를 얻을 수 있으며 사회적 자본인 우피가 미래의 화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하기 전에 먼저 우피를 쌓아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우피경제학을 잘 활용하면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음반산업의 활로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반회사들은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소송을 걸고 음악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소비자들에게 반(反)음반업계 정서를 품게 만든 것이다. 이는 우피를 쌓는 것이 아니라 우피라는 사회적 자본을 없애는 방법이다. 음반회사들이 우피를 쌓으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예컨대 음악 구독 커뮤니티를 형성해 대량으로 음악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월 사용료만 내면 무제한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보자. 온라인상의 다양한 도구를 쓰면 팬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피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쌓을 수 없다. 종래의 방식대로 자신과 상품, 그리고 회사를 알리는 것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먼저 듣고, 꾸준히 대화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우피를 쌓을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인터넷마케팅과 소셜네트워크마케팅을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우피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객을 위해 유명해지고 굉장한 경험을 창조하라. 효과적인 제품을 설계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놀라운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 ‘사회적 자본은 베풀어야만 가치가 올라간다. 커뮤니티에 이익을 돌려줄 방법을 찾고 자주 돌려주라’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우피경제학적인 방식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둔다는 기존의 경제학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성과 중심 근로환경 이렇게 만들었다 ▼

로우/캘리 레슬러, 조디 톰프슨 지음·심현식 옮김/276쪽/1만3000원/민음인

제목의 ‘로우(ROWE)’란 ‘성과 집중형 업무 환경(Results-Only Work Environment)’을 말한다.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2001년 인재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직장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직원들에게 가장 바라는 점을 조사한 결과 “업무 시간과 관련해 직원들을 구속하지 말고 믿고 맡겨 달라”는 응답이 나왔다. 회사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 대안 근무제를 시범 실시했고, 이것이 로우의 배경이 됐다.

로우 체제에서는 ‘자리 오래 지키는 것이 곧 업무 성과’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근무시간에 영화를 보러 가도, 낮잠을 자도, 쇼핑을 해도 상관없다. 대신 △모든 직원은 자신, 고객, 또는 회사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체의 활동을 중단할 것 △어느 날이든 토요일처럼 느낄 것 △일이란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뭔가를 하는 것 등의 가이드라인이 있을 뿐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 까다로운 일 처리하기 좋은 시간은? ▼

일 잘하는 김 과장의 하루 교과서/요헨 마이 지음·김세나 옮김/324쪽/1만3000원/명진출판

수면학자 프랑크 필만의 연구에 따르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종달새형 인간은 학업성과가 더 좋다. 반면 늦게 자고 늦게 늘어나는 올빼미형 인간은 새로운 자극에 더 끌리고 개방적이다. 상당수 기업의 업무시간은 종달새형 인간에게 유리하다. 대체로 오전 10시∼낮 12시에는 두 유형 모두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러다 낮 12시 무렵부터 오후 3시까지 하향세를 그린 뒤, 오후 4∼8시 사이에 다시 정점에 이른다. 따라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이 두 시간대를 잘 활용해야 한다. 까다로운 과제들은 업무 효율이 높은 시간대에, 성가시고 사소한 업무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리학 사회학 의학 등을 동원해 직장인들이 일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식곤증을 물리치는 방법, 사내에서 애정문제를 관리하는 방법, 상사와의 갈등 풀기, 효과적인 인맥관리 등이 저자가 ‘오늘도 길고 힘든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제시하는 해법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