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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7>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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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7>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동아일보입력 2011-02-16 03:00수정 2011-02-16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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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술과 담배를 끊으면 건강해진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처럼장기투자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며 장기투자 실천의 절박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사진 제공 KB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하고, 자문형 랩에 가입하면 돈 번다고 얘기하는 것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도, 개인 고객들도 변동성 있는 위험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49)은 최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운용사 입장에서 판매사와 투자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지만 누군가 나서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판매사와 고객의 장기투자 실천’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조 사장은 “최근 펀드 환매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단기간 무리하게 판매하며 압축 성장한 후유증”이라고 꼬집었다. 2005년 10조 원 수준이던 주식형펀드 시장이 3년 만에 144조 원으로 14배나 급증한 상황에서 증시가 하락하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식을 90% 이상 담는 주식형펀드는 시장이 나쁠 때 당연히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며 “(손실의 책임을) 운용사 탓으로만 돌리고, 이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펀드 하면 돈 번다’고 권유한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와 투자위험을 간과한 소비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품 가입과 환매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판매사와 투자자의 몫이라고 했다. 조 사장은 “최근 자문형 랩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아직까지 국내 자산관리 시장의 성숙도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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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환매에 시달리는 것과는 달리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주식형펀드 전체로 3000억 원 이상의 신규자금이 순유입됐고 설정액도 5000억 원 넘게 늘었다. ‘KB 밸류포커스’ ‘KB 한국대표그룹주’ 등 대표 펀드들은 30∼40%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덩치를 5000억 원 이상으로 불렸다. 조 사장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결과이며 적립식 투자 비중이 많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전망한 올해 국내 증시의 적정 주가 수준은 2,000∼2,400 선. 펀더멘털 측면에서 한국 대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수급 측면에선 힘이 빠진 외국인들을 대신해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들이 버티고 있어 기본적으로 상승 국면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다만 국내 기업실적이 항상 계단식으로 성장했는데, 지난해 한 단계 뛰어올라 올해는 영업이익이 5∼10%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며 “따라서 증시 상승폭도 과거 2년보다는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시장에서 매도 폭을 늘리고 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외국인 수급의 핵심은 환율”이라며 “지금까지 정부가 성장에 방점을 두고 원화 약세를 유도하는 환율 정책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성장에서 물가로 우선순위가 바뀐 만큼 환율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화가치가 빠르게 올라가면(환율은 하락)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원화가치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철강, 음식료업종 등 수입비용이 큰 업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당분간 안정되기 힘들 것”이라며 “하반기나 내년쯤 2008년과 같이 투기적 상승 국면에 들어설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신흥국 증시가 단기간 급등한 데 대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조정 국면이 올해 내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처럼 인플레 영향이 큰 나라가 있는 반면 한국과 대만은 영향이 적어 이제 신흥국 내에서도 국가별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에게는 “미국이 최근 6개월 동안 20% 정도 오른 것을 비롯해 선진국 증시도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안정적으로 10%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라”고 당부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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