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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장을 움직이는가]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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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장을 움직이는가]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입력 2009-09-19 03:03수정 2009-10-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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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벤처캐피털 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도용환 대표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벤처를 키워야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변영욱 기자

벤처회사 300개 성공시킨 ‘미다스의 손’
10년 동안 외자 9500억원 유치
벤처에 돈보다 경영능력 채워줘

온라인서점 아마존, 인터넷에서 없는 것 빼고 다 검색해 준다는 구글, 세계 최대 인터넷서비스 공급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이들 기업의 공통분모는 미국 최대 벤처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다.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2명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났어도 클라이너 퍼킨스가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지 않았으면 오늘날 구글은 없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클라이너 퍼킨스를 꿈꾸는 벤처캐피털이 있다. 1999년 창업 이후 300여 개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스틱인베스트먼트. 이 회사는 연간 1조 원이 신규 투자되는 국내 벤처업계에서 25%에 해당하는 2500억 원을 투자하는 국내 최대 전문투자회사다. 총 10조 원이 움직이는 벤처시장에서 이 회사가 운용하는 자금만 2조1600억 원.

스틱인베스트먼트 도용환 대표는 “설립 이후 10년 동안 8억800만 달러(약 9500억 원)의 해외자본을 유치했다”며 “앞으로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3년 뒤에는 총 5조 원의 자금을 벤처시장에 투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자금 외에 시스템과 전문성으로 벤처 지원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된 1999년 이전에는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에 돈을 빌려주거나 도박을 한다는 생각으로 ‘돈놀이’를 하는 벤처캐피털 회사가 다수였다. 이때 도 대표는 ‘미국식 진짜 벤처캐피털을 세워 보겠다’며 업계에 뛰어들었다.

“벤처기업 투자는 단순히 돈을 대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경영능력이 부족한 회사에는 경영능력을 채워주는 게 진짜 투자죠.”

스틱인베스트먼트 안에는 ‘밸류이노베이션’ 팀이 있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에서 지역총괄사장 또는 재무담당 전무 등을 거친 전문가 6명이 경험이 부족한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상시 대기’ 중이다. 유망 벤처기업들이 가장 취약한 분야 중 하나가 원가관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해당 회사의 전산시스템을 자사와 연계해 원가관리의 개념부터 기술까지 전수한다.

해외마케팅이 필요하면 밸류이노베이션 팀의 오래된 인맥과 노하우로 해외시장 개척도 지원한다. 이 팀의 운영비가 연간 170억 원에 이르지만 벤처 투자의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이기 때문에 역할을 더 키울 생각이다.

도 대표는 지금껏 실패를 모르고 살았다. 개별 기업으로는 한두 건 실패했지만 펀드 수익률은 벤치마크를 넘어 내달렸다. 가장 수익률이 떨어지는 펀드가 1999년 시작해 이제 겨우 본전 상태가 됐다. 당시 함께 시작한 다른 회사의 벤처투자 펀드들의 수익률은 평균 ―40%다. 가장 성공한 사례는 2005년 투자한 게임개발업체 네오플. 온라인 액션게임인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에 10억 원을 투자했는데 올해 만기가 돼 거둬들인 자금이 310억 원에 이른다. IT 버블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홈런’이다.

이런 성공에는 창업지원 시스템과 더불어 이 회사의 전문성 중시가 한몫했다. 도 대표는 대표이사 권한 중 ‘찬성권’을 없애고 ‘반대권’만 남겼다. 언젠가 투자결정 회의에 참석했을 때 심사역들이 대표가 관심을 보이는 기업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기업은 떨어뜨리는 것을 목격한 뒤 만든 제도다.

“저는 리스크 관리와 금융만 해온 사람이라 기술은 모릅니다.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하면 위험합니다. 철저히 모르려고 애를 썼죠.”

○ “도전정신 무장한 젊은 기업 돕겠다”

도 대표는 “금융업이야말로 투자자의 신뢰로 쌓은 브랜드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사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미 브랜드 파워를 갖췄다. 설립 이후 지금껏 이 회사가 끌어들인 해외자본만 9500억 원. 해외 투자자 가운데는 ‘스틱인베스트먼트라면 믿을 만하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고 한다.

1996년 직장을 그만둔 뒤 벤처캐피털 업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1997년 필리핀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만나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역설하며 자본 참여를 요청했지만 당시 아시아를 휩쓸었던 외환위기로 실패했다. 국내 대기업과도 접촉했지만 선뜻 나서는 곳이 없었다.

기회는 2001년에 왔다.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SK텔레콤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주주로 참가시키면서 인지도가 올라갔다. 4년간 공들인 끝에 200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중견 투자업체인 ‘세드코’로부터 12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이어 펀드가 성공을 거두며 입소문이 났고 이후 외국계 투자자금이 몰려들었다.

도 대표는 “당시 글로벌 펀드 사이에서 아시아를 다시 보자는 ‘룩 아시아(Look Asia)’ 바람이 불었고 마침 펀드가 성공을 거뒀기에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브랜드 파워를 염두에 두고 미국, 홍콩, 베트남, 대만, 중국, 두바이에 현지인으로 구성된 현지법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도 대표는 지금까지는 작은 성공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회사만이 아니라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가 함께 성장해 미국과 같은 규모의 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벤처정신이 사라진 사회는 꿈이 없는 사회인데 한국은 IT 버블 경험 이후 벤처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며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기업이 많아야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용환 대표는…

―1957년 경북 경산 출생

―1982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1982∼1990년 제일종합금융에서 심사 및 주식, 채권운용 담당

―1990∼1996년 신한생명보험 투자운용실장

―1996∼2000년 스틱 대표이사

―2000년∼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2008년∼현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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