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상역이라는 회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업명을 보고 대충 무역회사이겠거니 짐작만 할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좀처럼 알기 힘들다. 세아상역은 갭이나 토미힐피거, 아디다스, 리바이스 등 세계적인 유명 의류 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섬유 수출기업이다. 갭에서 파는 니트나 티셔츠 제품의 절반가량은 이 회사가 만든 옷이다.
섬유업계 연봉수준은 제조업 중에서도 낮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세아상역은 예외다. 이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인센티브와 상여금 등을 포함해 받는 첫해 연봉이 4000만 원대 중반에 이른다. 임금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금융업종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일주일에 서너 번은 야근을 해야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세다고 한다. 해외를 무대로 일하고 싶어하는 구직자들에게는 입소문을 통해 알려진 입사선호 기업이다.
○ 해외가 나의 무대임을 알려라
수출이 주력이다 보니 매년 채용하는 인력의 80%는 해외영업을 맡게 된다. 올해 3월 21세기 수출역군으로 당당히 취업문을 넘어선 해외영업팀 박선향(24·여), 김민우 씨(25)는 둘 다 아버지가 해운업에 종사한 공통점이 있다. 배를 타며 전 세계를 누빈 아버지의 영향으로 해외를 무대로 일하는 해외영업에 관심이 많았다.
경영학과 출신인 박 씨는 당초 국제재무분석가(CFA) 시험을 준비하며 금융업종 취업을 고민하다가 해외영업직을 택한 사례다. 박 씨는 “해외영업이라고 해서 단순히 만들어진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의류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게 된다”며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여성에게도 참 흥미로운 업무”라고 했다.
세아상역에 매년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3분의 1은 해외에 거주한 이력이 있거나 해외 대학 졸업자이다. 해외 바이어와 함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어학실력을 요구한다. 순수 국내파인 박 씨는 “해외 바이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은 e메일로 이뤄지는 만큼 말하기 실력은 원어민 수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쓰기 실력은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영어는 기본, 다양한 사회경험도 필수
실제로 세아상역은 채용단계에서 영어작문시험을 실시한다. 40분 안팎의 시간을 주고 3개 주제에 대해 쓰는 식이다. 김 씨는 “무조건 길게 쓰는 것보다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해외 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내 어학에는 자신이 있었다. 군 복무를 자이툰부대에서 했을 뿐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자원봉사, 해외 배낭여행 등 어학실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았다. 해외영업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본인 적성에도 딱 맞는 일이었다. 김 씨는 “채용단계에서 대학시절 학과 공부 외에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점을 잘 알린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세아상역은 영어면접 비중이 높다. 일대일 영어면접 외에도 면접자 6, 7명을 그룹으로 묶어 찬반 토론을 벌인다. 김 씨는 “평소 토플 에세이 주제를 참고삼아 찬반 토론을 해보는 것도 입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인사담당자 한마디
세아상역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회사이다 보니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열정 있는 인재를 원한다. 박 씨는 해외 거주경험은 없지만 세계 유명 투자은행 인턴십을 거치고 영어와 프랑스어로 의사소통이 될 만큼 뛰어난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점이 높이 평가됐다. 김 씨는 군 복무를 자이툰부대에서 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어학 실력을 바탕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해 통역자원봉사를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 눈길을 끌었다.
▶▶ 세아상역은 어떤 회사
세아상역은 갭, 토미힐피거, 리바이스, 리즈클레이본 등 해외 유명 의류브랜드에 의류를 만들어 수출한다. 1986년 설립 이후 연평균 30% 넘는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와 미국, 과테말라, 니카라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해외에 17개 현지법인과 20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과 지사에 근무하는 임직원만 2만5000여 명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3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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