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죠]KCC 신입사원 차현준-정진이 씨

  • 입력 2009년 6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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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인사부 소속 정진이 씨(25·왼쪽)와 해외건재과 소속 차현준 씨(27)가 이 회사의 주요 생산품 중 하나인 창호 형상을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KCC
KCC 인사부 소속 정진이 씨(25·왼쪽)와 해외건재과 소속 차현준 씨(27)가 이 회사의 주요 생산품 중 하나인 창호 형상을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KCC
‘내가 왜 이 회사에 필요한가’ 면접관 설득

“학점은 B학점-토익도 800점대… 스펙보다는 면접이 중요하죠

원하는 부서 미리 정해놓고 취업준비도 맞춤형으로 했어요”

“다른 건 몰라도 ‘당신이 이 회사에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꼭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KCC 본사에서 만난 신입사원 차현준 씨(27·해외건재과)와 정진이 씨(25·여·인사부)는 KCC에 입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 사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많은 구직자들이 소홀히 여기는 면접 질문 중 하나가 ‘입사 동기’다. 입사 동기를 묻는 질문은 흔히 자기소개서 항목 중 하나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면접관 입장에서는 구직자의 인상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탄탄한 회사여서 지원했다’든지 ‘귀사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입사하려고 했다’는 ‘천편일률적’ 대답을 했다간 바로 그 자리에서 감점당하기 십상이다.

올해 2월 입사한 차 씨는 “신입사원 채용도 결국 회사 발전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떤 이유에서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구체적으로 준비해 면접관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공대생으로는 드물게 해외 영업 파트에 지원했다. 그는 면접에서 “KCC의 주력인 화학제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공대생인 데다 해외 경험도 많아 해외 영업에서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며 면접관들을 ‘설득’해 합격할 수 있었다.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

두 사람은 이처럼 입사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면접’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들의 졸업 평균학점은 B학점 수준에 토익 점수는 800점대로 요즘 구직자들의 수준에 비춰 보면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7월 입사한 정 씨는 대학 졸업 1년 전부터 취업을 위해 면접 준비에 나섰다. 그는 “1년 동안 계획을 세우고 책 100권을 읽겠다고 결심했다”며 “여러 방면에 걸쳐 읽었던 책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문 스크랩도 빼놓지 않았다. 정 씨는 면접에서 ‘해외 자본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론스타 등의 국내 진출 사례를 들며 자신만의 의견을 펼쳤다. “찬성이나 반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정 씨는 “KCC 취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면접 과정”이라며 “특히 사회 전체의 흐름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인사부 직원다운 ‘조언’도 내놨다.

회사보다 부서를 먼저 결정하라

두 사람은 모두 입사 후 지원한 부서로 발령받았다. 미리 어느 부서에서 일할지 결정하고 여기에 맞춰 취업준비를 해 온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정 씨는 대학 졸업 즈음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아서’ 인사팀 직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한 일본계 회사에서 인턴으로 인사 업무를 경험했고 모든 입사 지원은 ‘인사부’로 통일했다. 그는 “입사한 지 1년 만에 300여 명 회사 직원의 이름을 외울 수 있다는 것이 인사부의 장점”이라며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한 후 해당 부문 경력을 쌓은 다음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씨는 군 제대 후 스스로 엔지니어보다 영업이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고 영업 쪽을 파고들었다. 인간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알기 위해 미국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KCC 제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이공계열 전공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킨 점도 높게 평가됐다.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합격요인

정진이 씨는 인사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학 재학 시부터 인턴과 학회 등을 통해 꾸준히 준비했고 반드시 인사 업무를 맡고자 하는 열의가 남달랐음.

차현준 씨는 공학도 출신으로 회사 제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등 준비가 돋보임. 토론 면접 시에도 남의 의견을 경청한 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에서 영업 직무에 적합한 인재로 평가됐음.

두 명 모두 면접에서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이 돋보였음. 시사와 관련된 질문에 폭넓은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의 의견을 펼쳐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고 설득력이 있는 점이 높게 평가됨.

KCC는 어떤 회사

도료-유리 등 2만5000여 제품 생산… 올 하반기 100여명 채용 예정

KCC는 국내 최대 종합 건축 산업자재 생산기업으로 최근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 실리콘, 소재산업 등 신기술 부문에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KCC는 현재 도료와 유리, 건축 내외장재, 바닥장식재 등 13개 제품군에서 2만500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품 양산보다 이들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KCC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일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 사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인재다. 최근 해외 사업에 역점을 두다 보니 외국어 구사능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도 중시된다. 입사 전형은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토론 및 면접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KCC는 올해 하반기에 대졸 신입 및 경력사원을 100여 명 채용할 예정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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