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헤지펀드 도입 참 좋은데… ‘롱쇼트 전략’ 장단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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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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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용 SC제일은행 개인자산관리본부 상무
정대용 SC제일은행 개인자산관리본부 상무
최근 언론에 국내 헤지펀드 도입에 대한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정부가 새로운 금융상품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과 열정을 들이고 있고 국내 금융회사들도 이를 반기고 있다.

국내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헤지펀드 도입 초기에는 다양한 운용기법 가운데 ‘주식 롱쇼트(Long-Short)’ 전략을 주로 하는 펀드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롱쇼트 전략은 펀드매니저가 전망이 좋은 주식을 사고(주식 매입이 롱 전략임) 동시에 전망이 안 좋은 주식을 기관투자가 등으로부터 빌려와서 팔았다가(주식 공매도가 쇼트 전략임) 나중에 다시 그 주식을 그대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매입한 주식이 오르면 그 주식을 팔아 이익을 얻고, 빌려와 판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나중에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사람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여기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롱쇼트 전략의 매력은 산 주식과 판 주식이 모두 오르거나 모두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산 주식의 주가가 빌려와 판 주식의 주가보다 더 많이 오르거나 덜 떨어지면 그 차이만큼 이익을 보는 것이다. 빌려와 판 주식의 매각대금은 이자를 받고 굴릴 수도 있다. 여기까지 들으면 참 매력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악마는 사소한 곳에 있다”고 한 것처럼 주의할 점도 많다.

첫째, 이 전략이 수익을 내려면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잘 선정해야 한다. 전통적인 주식형 펀드는 많은 종목을 보유하고 인덱스만 따라가면 매니저가 좀 못해도 시장수익률에 묻어 갈 수 있다. 하지만 롱쇼트 펀드는 전적으로 펀드매니저의 기업분석 능력에 좌우된다.

둘째, 전통적인 주식형 펀드를 잘 운용한 매니저가 롱쇼트 펀드도 잘 운용할 거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롱쇼트는 룰이 다른 게임이다. 팔고 싶은 주식을 마음껏 빌려올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전통적인 펀드매니저는 안 좋게 보는 주식을 덜 사거나 안 사면 되므로 운용에 제약이 없다. 그러나 롱쇼트 펀드 매니저는 빌려올 수 있는 주식만 팔 수 있다. 국내 시장은 대형주가 아니면 주식을 빌리는 게 거의 불가능해 매니저의 운신 폭이 크게 줄어든다.

셋째, 롱쇼트 전략은 통상 주식을 매수(롱)한 금액이 매도(쇼트)한 금액보다 약간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주가가 상승 국면에 있을 때 매도한 주식이 있어 순수 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는 성과가 낮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투자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헤지펀드 도입을 환영한다. 미국 하버드대나 예일대의 장학기금처럼 보수적인 기금도 헤지펀드를 잘 활용해 높은 투자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전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기를 바란다.

정대용 SC제일은행 개인자산관리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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