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소장의 즐거운 인생 2막]연금이 ‘효자’

  • 입력 2009년 9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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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일본에서 60세 이상 정년 퇴직자를 대상으로 ‘노후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 무엇인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렇습니다. 한국은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고 ‘공적, 사적연금’이라고 답한 비율은 14%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미국과 일본에서는 연금 비중이 60∼70%로 가장 높았고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비율은 1∼2%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한국도 약 10년 후에 이런 조사를 한다면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이 미국 일본 수준으로 낮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자녀 도움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지금 한국의 30, 40대 부부에게 ‘당신은 노후에 자녀들의 도움을 기대하는가’라고 물어보면 ‘예’라는 답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도 거의 모든 수입을 자녀교육에 쏟아 넣고 노후 대비 저축을 못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자녀 교육만 해놓으면 무슨 수가 날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생길 리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한국의 30, 40대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항목은 과감한 교육 혁신을 통해 자녀교육비를 줄이는 일입니다. 교육비를 절약한 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현재로는 확정된 금융상품으로 국민연금만 한 상품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전업주부도 임의 가입이 가능하므로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60세까지 불입한다면 노후자금 마련에 상당한 안전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인은 퇴직연금에도 가입해야 합니다. 그것도 투자형 연금, 즉 확정기여(Defined Contribution·DC)형이 바람직합니다. DC형은 리스크는 따르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투자 교육을 받을 기회도 많아집니다. 여기에서 습득한 투자지식은 다른 자산을 운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상의 공적연금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변액유니버설, 변액연금보험과 같은 사적연금으로 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 살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몇억 원을 모아두는 것보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기본 생활비 정도는 받을 권리를 확보해 두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과감한 교육혁신을 통해 교육비를 절약하면서도 자녀들을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로 키우고 아낀 교육비를 활용해 자신의 노후 대비 연금에 가입하는 것은 이러한 권리를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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