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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버핏 따라하기]버핏은 하락장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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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버핏 따라하기]버핏은 하락장서 웃었다

입력 2009-04-13 02:56수정 2009-09-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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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 투자 기회” 버핏은 하락장서 웃었다

가치형펀드 손실때 더 투자하자 수익 껑충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1만 시간은 위대함을 낳는 ‘매직 넘버’다.”―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s)’ 중에서

필자가 최근에 읽은 책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 볼까 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경영사상가인 글래드웰의 신작 아웃라이어는 보통 사람들의 범주를 뛰어넘는 성공을 이룬 사람들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아웃라이어인데 이 같은 천재는 홀로 타고나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의 성공은 타고난 지능과 탁월한 재능뿐 아니라 엄청난 노력과 특정한 기회 및 환경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이룩한 산물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많은 분석 사례 중 재미있는 것을 한 가지 소개하자면 빌 게이츠의 예다.

젊고 똑똑한 수학 천재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눈을 떠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친구들과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작은 회사를 차린 뒤 훗날 이를 소프트웨어 세계의 거인으로 만들어 놓는다는 스토리.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게이츠가 천재로 타고났다는 사실은 그가 아웃라이어로 성공하는 데 극히 작은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아버지는 시애틀의 부유한 변호사였고 어머니는 잘나가는 은행가의 딸이었다. 열네 살이 되던 해 그는 시애틀의 사립학교 레이크사이드로 전학한다. 대학에서조차 컴퓨터 클럽이 거의 없던 1968년 당시 고등학교였던 레이크사이드에는 이미 컴퓨터교실이 있었다. 엄청난 컴퓨터 사용료를 낼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학부모들을 보유한 그 학교에서 게이츠는 매일 프로그래밍에 빠져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후에는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던 워싱턴대에서 새벽마다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하면서 최고 프로그래머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요컨대 게이츠는 특별한 기회와 놀라운 행운의 연속을 통해 흥미를 지닌 분야에 추가적인 연습시간을 쏟을 수 있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과 아웃라이어를 구분 짓는 결정적 요인은 그들이 지닌 탁월한 재능이 아니라 그들이 누린 평범하지 않은 기회와 그로 인한 충분한 수련 시간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강조하는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아웃라이어는 자기 분야에서 최소한 1만 시간 동안 노력한 자들이다. 1만 시간이란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3시간씩 연습한다고 가정했을 때 10년을 투자해야 하는 엄청난 시간이다. 책에서는 게이츠 이외에 비틀스, 모차르트 등 수많은 객관적 사례와 수치를 제시하며 성공한 자들의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 한 사람을 더 추가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사람을 떠올리며 책의 사례에 적용하고 비교해 보았다. 결국 그 역시도 아웃라이어들의 성공 패턴을 따르고 있는데 그는 바로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워런 버핏이다.

버핏은 1930년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이미 그곳에서 정치적, 상업적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주식중개인이었으며 어머니는 기자로 신문사 사장이자 교육감의 딸이었다. 아버지의 직업 덕택에 버핏은 6, 7세부터 주식에 흥미를 느꼈고 여덟 살 때부터 집 서가에 꽂혀 있던 주식시장과 관련된 책을 읽었으며 열한 살 때는 아버지가 주식중개인으로 있던 회사에서 주식정보 정리나 차트 작성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란 책을 접하면서 투자 철학이 생겼고 훗날 버핏은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의 수제자로 학업을 마친다. 어렸을 때부터 숫자를 다루는 데 비상한 능력을 지닌 버핏은 월반을 거듭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하버드대에 입학하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덕분에 컬럼비아대에서 그레이엄을 만나게 된 것이다. 놀라운 지력과 선천적인 기억력, 돈과 수익에 대한 본능적인 흥미 등 버핏의 타고난 재능을 표현하는 말이 수없이 많지만 버핏은 지금도 하루 6시간 이상 책을 읽는다. 열 살 때 이미 오마하 공공도서관의 투자 관련 서적을 모두 읽었으니 그가 지금 같은 가치투자의 대가가 되기까지 젊은 시절 독서와 공부에 쏟은 시간은 1만 시간이 족히 넘을 것이다.

타고난 재능, 이를 십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부유하고 적합한 집안 환경, 투자 철학 형성에 큰 획을 그은 스승과의 만남 등 특별한 기회의 연속, 게다가 흥미를 가졌던 분야에 들인 1만 시간 이상의 엄청난 노력. 이것들의 조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독자들은 벌써 눈치 챘을 것이다. 그렇다. 흥미롭게도 버핏 역시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는 요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아웃라이어가 아닌 필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로 돌아와 보자. 가치투자를 지향하고 버핏의 투자방식을 배우고자 하지만 우리도 아웃라이어가 되긴 쉽지 않다. 사실 꼭 그렇게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사실은 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투자를 하는 데 원칙을 세워 그것을 지키려는 끈기와 노력이 일반 투자자에게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 작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펀드 상품 한두 개쯤은 가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 시장이 전례 없던 고점을 향해 오르던 2007년 상반기 ‘묻지 마 펀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주위에서 너도나도 펀드 가입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았다. 그런 열풍도 잠시, 2007년 말부터 시장이 급락하기 시작하자 펀드 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버핏이라면 어땠을까. 그는 자신이 확신을 가진 주식이 하락하면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 기분이 오히려 좋아진다고 했다.

도표는 특정 가치형펀드 상품의 수익률을 그린 것이다. 2006년 1월부터 매월 정해진 날 50만 원씩 불입했을 경우를 가정해봤다. 여기서 (가)는 음(―)의 수익률을 기록하면 불입을 중단하고 양(+)의 수익률이면 다시 불입하는 투자자의 경우다. 반면 (나)는 펀드가 음(―)의 수익률을 기록하면 그달 불입액을 평소의 두 배로 늘리는 투자자의 수익률이다. 후자가 전자보다 거의 항상 우월한 수익률을 달성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버핏이 보여주었듯이 시장 하락기에 오히려 투자액을 늘리는 용기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예라 생각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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