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기자의 실전 재테크]2008 재테크 화려한 날갯짓

  • 입력 2008년 1월 2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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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던 바로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멋 내기 좋아하고 쇼핑을 즐기던 제 삶에 그동안 변화가 찾아왔다는 걸요.

‘과거의 저’로 말씀드리자면 감기 몸살이 걸려도 10cm 높이의 하이힐을 고수하고, 행여 살찔까 걱정하면서도 새로 생긴 유명 식당을 두루 섭렵해야 맘이 편해지는, 철없이 화려한 싱글이었죠.

지난 1년 동안 몸소 체험하며 실전 재테크를 연재한 저는 요즘 유행어로 많이 ‘까칠’해졌습니다. 보험회사에 따져 불친절한 담당 보험설계사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신용카드의 혜택도

깐깐하게 비교하게 됐습니다. 재테크에 눈을 뜨니 겉멋보다는 속멋을 추구하는 쪽으로 씀씀이가 달라졌습니다.

새해 여러분의 행복한 재테크를 위한 팁 세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1]은행을 쇼핑하라

멋쟁이가 되려면 일단 트렌드에 정통해야 합니다. 백화점과 서울 이태원 시장에도 자주 들르고, 패션 잡지도 정기적으로 봐야 감각이 녹슬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재테크에 훤하려면 은행과 친해지는 게 좋습니다. 은행 안에 들어서면 대개 공짜 원두커피가 따뜻하게 준비돼 있고, 각종 금융상품을 소개한 소책자들도 비치돼 있습니다. 주눅 들지 말고 은행 소파에 편안하게 몸을 묻은 채 금융을 쇼핑하세요.

얼마 전 은행에서 주의 깊게 본 소책자는 신한은행의 ‘펀드투자, 이것은 알고 합시다’와 우리은행의 ‘알기 쉬운 외환거래 가이드북’이었습니다. 누구나 집어 갈 수 있는 이들 책자는 초보 투자자들에게 부담 없는 참고서가 될 듯합니다.

한동안 중국 관련 펀드를 많이 판매하던 은행들에서는 이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러시아, 중동·아프리카 관련 펀드가 눈에 많이 띕니다.

[2]가계부를 쓰라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 삶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정말로 일어난 일이란 느낌을 갖기 위해 내 삶을 적는다.”

가계부를 적는 일도 이 여류 소설가의 말과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커피빈의 ‘오늘의 커피’ 레귤러 사이즈 한 잔(3800원), 패션잡지 ‘보그’(5000원), ‘샤넬’ 립글로스(3만1000원)…. 적어 두지 않으면 돈의 들고남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갑을 열 때는 ‘아침 정신을 깨우기 위해’ ‘부담 안 되는 가격으로 품위 유지를 위해’ 등의 핑계가 늘 있게 마련이죠.

하지만 두꺼운 가계부는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힙니다. 그래서 전 날렵한 수첩에다 가입 펀드 계좌와 월 불입날짜를 적어 놓고 수시로 수익률을 기록합니다.

가계부의 형식에 얽매이지 마세요. 100원 단위의 너무 자잘한 지출까지 완벽하게 기입하겠다는 부담도 버리시고요.

[3]부자를 따라하라

그동안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은행 프라이빗뱅킹(PB) 관계자를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항상 물었죠. “부자들은 뭐가 다른가요?”

부자들은 절대로 ‘대충’이 없답니다. 완벽하게 이해될 때까지 은행 직원에게 당당하게 설명을 요구하고 늘 메모하죠.

멀리 앞을 내다보는 부동산 투자도 부자들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동네를 산책할 때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에 붙은 매물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더니 부동산 흐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부자들은 변액연금보험 등 연금 상품을 통한 노후 대비에도 각별한 관심이 있답니다. 전 연말에 증권사에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어요. 한 달에 25만 원어치 옷을 사는 것에는 관대하면서도 같은 금액을 저축하는 데는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당신만의 재무계획을 세워 봅시다.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하듯 당신의 새해 재테크를 시작할 목표가 필요합니다. 마음껏 투자하고 사랑하세요, 여러분!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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