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후끈 달아오른 증시, 펀드 타이밍에 투자하라

  • 입력 2007년 6월 1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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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아는 분은 툭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었는데…"라며 한탄하곤 합니다.

2000년대 초반 서울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살까말까 고민하다 그만 둔 그는 "만약 그때 은행에서 돈을 빌려 샀더라면…"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재테크에서 '만약 그때 …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은 누구나 느끼며 살아갑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800선을 돌파한 이 때, 혹시 여러분은 '만약 진작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더라면…'하고 후회하진 않습니까.

●게으름은 곧 실패

기자는 올해 2월 바로 이 '실전 재테크' 코너에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면서 한 은행 프라이빗 뱅킹(PB) 팀장의 추천을 받아 난생 처음으로 주식형 펀드에 들었습니다.

자산 증식과는 거리가 멀었고, '펀드에 눈을 뜨고 금융 감각을 익히자'는 아주 소박한 심정이었습니다.

월 자동이체 금액을 10만 원으로 정하고, 여윳돈이 생기면 더 넣을 요량으로 자유적립식을 택했습니다.

당시 코스피 지수가 1,400이었으니 타이밍은 훌륭했습니다. 기자가 가입한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8일 기준으로 30.77%입니다. 차곡차곡 펀드 통장에 돈을 넣었다면 꽤 쏠쏠하게 불었을 겁니다.

하지만 기자는 가입할 때 딱 한번 넣은 10만 원으로 달랑 3만 원가량의 수익을 냈을 뿐입니다. '만약' 100만 원, 아니 1000만 원을 넣었더라면….

아아, 주거래 은행이 아닌 은행에서 펀드에 가입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펀드 계좌로 돈이 빠져나갈 자동이체 통장에 제때 돈을 안 넣으니 펀드에 투자가 안 된 것이죠. 직장과 집에서 가까운 은행도 아니어서 돈이 생길 때마다 펀드에 투자할 생각도 안 들었습니다.

●성급한 욕심도 안 된다

요즘 주가 오르는 걸 보면서 '만약 그때 …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드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는 뒷전인 듯합니다.

예금통장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지금이라도 목돈을 투자하고 싶은 충동도 든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마치 포커게임에서 마지막 히든카드로 환상적 패가 만들어지는 행운을 노리는 그런 심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윤식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소액을 장기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는 지금이라도 들어야 하지만 돈을 한번에 넣는 거치식 가입은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당부합니다.

김영윤 국민은행 동아미디어지점장도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 수익을 기대하고 주식형 펀드에 '몰빵(집중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며 "투자금액의 3분의 1은 정기예금에 넣고 펀드는 환매수수료가 없어 부담 없이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고를 것"을 권했습니다.

기자가 펀드에 가입했던 2월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일본 펀드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유망하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요즘 PB팀장들은 정보기술(IT) 펀드처럼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펀드 또는 천연자원 등에 돈을 굴리는 펀드를 추천하기 시작합니다.

돈이 될 만한 투자대상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정신없이 바뀌고 있는 겁니다.

그러고 보면 돈은 참으로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결국 움직이는 돈을 잡는 것은 투자자의 장기적 안목과 통찰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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