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 기자의 자동차 이야기]‘빙상 쾌거’ 마냥 부러운 한국 모터스포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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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폐막한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6개를 포함해 역대 최다인 14개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5위에 올랐습니다. 우리도 놀라고 세계도 놀라는 성과였습니다. 특히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은 많은 감동을 줬죠. 반면 일본은 금메달 ‘0’개로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번 겨울올림픽 결과만 놓고 볼 때 선발된 선수를 집중 훈련시켜 좋은 성적을 내는 엘리트체육에서는 한국의 완벽한 승리지만 겨울스포츠 인구와 활성도, 아이스링크 수 등 저변을 따지는 사회체육은 일본에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10월 24일 전남 영암에서 개최되는 포뮬러 원(F1) 경기와 국내 모터스포츠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F1은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3대 스포츠 제전이고 자국민의 열정과 저변이 깔려 있어야 성공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나 행사 유치를 통한 개발이익만을 노린다면 대회의 성공을 기대하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대회 이후 경제적 효과도 얻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고 ‘한국에서 모터스포츠는 안 된다’는 낙인만 찍힐지도 모릅니다.

F1이 열리는 올해 한국 모터스포츠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면 이런 우려를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는 ‘CJ 슈퍼레이스’와 ‘스피드페스티벌’ ‘GTM’ ‘DDGT’ ‘타임트라이얼’ 등 5개의 주요 대회가 있었는데 이 중 1, 2개 경기는 올해 스폰서 부족 등의 이유로 열리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최고의 프로레이스인 CJ 슈퍼레이스와 대표적인 아마추어레이스인 스피드페스티벌은 4월부터 대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 경기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서킷은 태백레이싱파크 한 곳밖에 없고 공사 중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올해 재개장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다 태백레이싱파크의 임대료 대폭 인상과 이에 맞선 경기 주최 측의 힘겨루기 등으로 올해 연간 대회 개최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이 때문에 레이싱팀 및 선수들은 연간 스케줄이나 스폰서 계약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F1이 열리는 해인데도 정착 국내 모터스포츠는 표류하는 처지인 실정이죠. 모터스포츠인들은 “이런 식이면 F1이 열려도 반짝 이벤트일 뿐 한국 모터스포츠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성공 없이 F1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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