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CEO]광원어패럴 고중석사장 "패션, 시간과 승부"

  • 입력 2001년 12월 4일 20시 11분


올해로 27년째 ‘옷장이’ 생활을 하고 있는 광원어패럴 고중석(高重碩) 사장은 ‘패션산업〓사양산업’이라는 세간의 ‘상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최첨단 정보시스템과 연계된 패션산업이야말로 21세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첨단 산업이라는 게 그의 주장. 남보다 빨리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품제작에 철저히 반영하기만 하면 패션산업은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중의 하나라고 강조한다.

경쟁 업체들이 부러워하는 광원어패럴의 고객 만족시스템은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고 사장은 설명한다. 매장에서 접수된 소비자의 의견은 즉각 사내 정보망에 올려지고 직원들은 즉시 이를 확인해 제품 제작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짜여져 있다. 다른 기업이라면 현장에서 접수된 의견을 조직 체계에 따라 상부에 전달하고 다시 관련부서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순서를 밟지만 광원어패럴은 이같은 의사전달을 파괴해 효율성을 높인 것.

“패션산업에서는 시간은 곧 돈입니다. 고객의 요구와 유행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그 제품은 사장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으면서 광원어패럴은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광원어패럴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실시해 험난한 파고(波高)를 헤처나올 수 있었다. 전 직원이 새벽부터 청소를 하도록 지시한 뒤 애사심과 성실성을 파악해 감원대상자를 결정한 것은 지금도 업계에 회자된다. 특히 인센티브제를 강화해 직원 모두가 회사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이 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고사장의 노력으로 광원어패럴은 230명의 직원만으로 올해 300억원의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부진한 경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15%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는 것. 직원 한명이 1억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그 결과 고사장은 지난달 섬유업계에서 모범경영인으로 뽑혀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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