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CEO] '氣넥타이' 대박…지엠인터내셔널 윤종현 사장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9시 17분


넥타이 업계 1, 2위를 다투는 지엠인터내셔날 윤종현(尹鍾鉉·50) 사장은 요즘 기분이 좋다. ‘기(氣)’ 때문이다. 새벽 영어학원에 공부하러 가는 길에도 9월에 새로 선보인 ‘기 넥타이’의 연말 성적표가 눈에 아른거린다.

윤사장은 9월부터 3개월 동안 ‘기 넥타이’ 5만장을 팔았다.

“패션에 건강을 접목한 시도가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사업하면서 고객의 건강도 챙긴다는 생각이 드니 흐뭇하군요.”

기 넥타이는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기능성 제품. 36가지 약초에서 추출한 ‘팔죤액’을 넥타이 표면에 흡착시켜 만든다.

지금까지 윤사장은 웬만해서는 ‘특효’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팔죤액을 알고 나서는 달라졌다. 그는 “여러 기관에서 효능을 인정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직접 써보고 효과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름도 이상한 기 넥타이 개발이 그에게 별스러운 일은 아니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넥타이업계의 선두로 오른 데는 늘 새롭고 별난 시도가 밑천이 됐다.

일본 수출에 주력하던 1970년대말 그는 ‘기모노 넥타이’를 개발했다. 일본 전통 옷인 기모노의 원단과 디자인을 응용해 만든 일명 ‘홀치기 넥타이’. 이 넥타이로 일본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여권과 비자를 받기 힘든 시절, 외무부장관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지를 써 아내를 일본에 디자인 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덕분에 현재 기획실장인 아내는 회사의 기둥이 됐다.

그는 젊은 디자이너를 좋아한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든 간섭하지 않는다. 튀는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윤사장은 자신이 만든 넥타이로 세계인을 묶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미 패션 선진국인 이탈리아에 수출을 하고 있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다만 공들여 만든 제품이 ‘란체티’ ‘레노마’ ‘아큐아스큐텀’ 등 외국 브랜드로 팔리는 것이 못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02-875-3658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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