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CEO]'신약개발 백전노장' 씨트리 김완주 사장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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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업체인 씨트리의 김완주(金完柱·59)사장은 이 업계에서 손꼽히는 ‘스타’중의 한명이다.

한국화학연구소 신물질창출기획단장, 한미약품 부사장, 한미정밀화학 사장, 수원대 석좌교수 등 화려한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에이즈치료제 AZT를 개발해 삼천리제약에 연간 수백억원의 로열티를 안겨주고 국내 최초로 제3세대 세파계 항생제와 퀴놀론계 항생제 개발을 한 실적도 있다. 신약(新藥)개발의 백전노장이 벤처기업을 차렸다는 소식은 한때 바이오업계의 화제가 되었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 바이엘코리아의 경기도 남양주 공장을 ‘불과’ 2억2500만원에 인수했다.

신문 한쪽에 난 ‘바이엘코리아 공장 철수’ 기사를 읽고 독일 유학 경험을 살려 독일인 사장과 담판을 지은 결과였다. 생물산업협회 조완규 회장(전 서울대총장)이 그를 가리켜 ‘타고난 사업가’라고 한 것도 이런 순발력과 ‘근성’때문인지도 모른다.

최근 경기 남양주의 씨트리 본사에서 만난 김 사장은 이미 제약과 정밀화학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전문가답게 사업전략을 자신있게 털어놓았다.

“DNA칩도 좋고 프로테오믹스, 바이오인포매틱스도 좋지요. 그러나 기업이 너무 유행만 따르다가는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첨단 제품들은 시장이 형성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요. 10년후 시장을 내다보고 첨단 연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단기와 중기 연구의 포트폴리오를 잘하는 것이 바이오벤처의 살 길입니다.”

98년 창업한 씨트리는 위염항체 함유식품 ‘닥터IgY’와 ‘락토IgY’ 등을 생산해 올 상반기에만 28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안에 연간 60억원의 매출과 2∼3억원의 순이익을 내다보고 있다. 이달중에 코스닥시장 등록도 추진중이다.

김 사장은 현재 바이오 산업계가 너무 첨단만 외치다가 수익이 없어 투자자를 실망시키든지, 아니면 일반 중소기업이 무늬만 바이오로 포장해 코스닥에 등록한 경우가 많다고 걱정했다.

씨트리는 신약개발을 위한 ‘트리플 파이브’ 전략을 갖고 있다. 한 개의 프로젝트를 5명의 연구원에게 1년에 각각 1억원씩 모두 5억원 투자한 뒤 5년안에 연구실적을 내 다국적 제약회사에 로열티를 받고 판다는 것이다.

“로열티를 다시 연구에 투자하다 보면 언젠가는 직접 신약개발을 수행하는 ‘세계적 제약회사’로 키울 수 있겠지요”

5년 이상 장기 과제로 김사장이 택한 것은 면역제와 형질전환 조류(鳥類). 장기이식이나 감기로 인한 2차 감염 방지, 알레르기 치료에 필수적인 면역조절제와 면역억제제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이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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