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CEO]아메스 김익환 사장 "보석도 이젠 한국 대표상품"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59분


자수정(紫水晶) 가공업체인 아메스의 ‘킴스 아메스(Kim’s Ameth)’가 올해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상품의 하나로 뽑혔다. 세계 자수정 보석 시장의 3분의 1을 한국제품이 차지하고 이 중에서 아메스는 부동의 국내 1위 업체. 지난해 올린 213억원의 매출이 전부 수출이다. 세계 193개국 소비자들에게 제품이 팔려 나간다.

김익환(金益桓·55)사장은 “사치성 소비재라는 딱지가 붙어 32년간 자수정사업을 하면서 은행돈을 한 번도 빌려 쓸 수 없었다”며 “보석이 전량 외국에 수출된다면 사치산업이 아니라 수출산업이면서 요즘 강조하는 문화 상품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아메스가 수출에 기여한다는 점이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6월 우수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1천만불’수출의 탑도 받았다. 그제야 비로소 은행 문이 열렸고 30억원을 융자받을 수 있었다. 아메스는 올해 250억원의 매출을 예상 하고 있다.

아메스의 대표상품인 ‘킴스 아메스(Kim’s Ameth)’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롯데, 동화 등 18개 면세점에서는 이 자수정이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에 올라 있다.

99년 한국의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어렵게 중국 베이징(北京) 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이래 공항측도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해 한달 평균 매출이 15만달러정도. 베이징공항에 입점한 13개국 보석류 제품은 물론 샤넬 크리스찬디오르 루이뷔통 등 쟁쟁한 세계 명품을 누르고 전체 품목 가운데 매출 1위다. 요즘은 김 사장과 아메스직원들은 올 9월 개장하는 상하이(上海)공항 면세점의 매장 준비를 위해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김사장은 “상하이 공항에 매장이 들어서면 매출이 부쩍 늘 것”이라며 “이제는 미국과 유럽시장 개척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아직까지 선진국에 남아 있는 한국제품이라는 편견과 마케팅망을 보강하면 제품품질이나 가격에서 얼마든지 경쟁해볼만 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자수정이란 한 우물을 판 장인정신에서 나온다. 김 사장은 69년 자수정광산을 시작한 이래 단 한번도 한눈을 팔지 않고 자수정사업에만 매달렸다. 아메스는 광산,보석가공,디자인,세공,마케팅,감정 시스템을 모두 갖춘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자수정 종합업체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국내 광산개발에 환경문제와 인건비 등의 문제가 따르자 아프리카 등지에서 원석을 구해다 사용하기도 한다.

김 사장은 “옛 고분을 파면 정교한 보석 장신구들이 많이 나오는 것만 봐도 보석가공 기술은 우리 몸속에 녹아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김치 불고기만 토속상품이 아니라 기술로 정교하게 다듬은 보석들도 한국의 대표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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