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CEO]"20여년간 부동의 1위"…피죤 이윤재 회장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56분


‘빨래엔 피죤하세요.’

TV 등을 통해 낯익은 광고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빨래를 할 때 섬유유연제를 함께 사용한다. 그러나 ㈜피죤의 이윤재(李允宰·현 67세)회장이 1978년 처음 피죤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섬유유연제를 어디에 쓰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한국에서도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섬유유연제가 널리 쓰이리라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대한 지식과 용도까지 일일이 설명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7년 동안 1t트럭 1200대 분량의 샘플을 뿌린 뒤에야 피죤이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1985년 269만개가 팔린 이 제품은 다음해 1000만개가 팔리는 대히트를 했다.

그 후 많은 대기업들이 섬유유연제를 내놓았지만 피죤은 지금도 이 시장에서 부동의 1위. 다른 기업들이 저가 공세로 시장을 파고들 때도 품질력과 브랜드가치를 고수한 것이 비결이다.

최근 이 회장은 17년간 연구 개발한 ‘무균무때’시리즈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회장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제품, 소비자들에게 자랑스럽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신조”라고 말했다.

‘무균무때’ 역시 살균력과 세정력 안전성 세박자를 모두 갖췄다. 기존 세정제들은 때는 벗기지만 살균력은 매우 약하고 살균 제품은 인체에 유해한 것이 많다. 그러나 공인기관인 한국화학시험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무균무때는 가정의 위생을 위협하는 50여종의 세균을 죽인다.

1㎖만 뿌려주면 O-157균, 살모넬라, 비브리오, 대장균, 폐렴간균 등 100만마리가 바로 죽는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기존 소독 제품들과 달리 인체에 무해한 성분을 사용했다. 성분명은 비밀. 주방용 바닥욕실용 행주용 변기용 에어컨용 곰팡이제거 등 6가지가 나왔다.

피죤은 그동안 섬유유연제 외에도 보디 클린저 ‘마프러스’, 빨래용 세척제 ‘파라클’ 등 선구적인 제품들을 많이 내놨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들과 대기업의 공세로 일부 사업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외환위기로 외상거래를 한 중견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부도났을 때는 참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한눈 팔지 않고 전문성과 내실을 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회장은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용품 전문회사로 오래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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