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헌의 사례로본 창업]속옷전문점은 적정재고 파악부터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8시 04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Y사 브랜드 속옷전문점을 창업한 C씨는 창업 할 때 투자비용으로 점포 권리금만 5000만원을 투자했다. 대로변에 점포를 구해야만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과감히 투자를 한 것이다. 총 투자비용만도 1억 5000만원이 넘었다. 사업 초기에는 하루 평균 매출만 100만원이 넘었고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를 뺀 순수익만 500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투자비용에 비해서도 비교적 만족할만한 수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 상황은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50m 정도 떨어진 곳에 프랜차이즈 속옷전문점이 등장해서 고객을 잠식하기 시작했고 같은 형태의 상설 할인매장도 2곳이 생겨났다. 문제는 경쟁점포가 생겼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특별한 대비가 없었던 C씨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재고가 쌓이자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대리점은 기본적으로 계절상품을 제외하고는 반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적정 재고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다. 상권이 비교적 좋은 지역이라면 당연히 경쟁업체의 등장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대비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매출은 요일별로, 계절별로 널뛰기를 하듯 심하게 차이가 났고 점포 주인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종업원들도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분석 및 진단〓 판매업의 경우 도매, 소매를 막론하고 최근에 유망업종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워낙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종 가격 파괴 형태의 할인점 정도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비교적 좋은 매출을 유지하는 업종이 내의전문점이다. 특히 패션내의점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의전문점의 경우도 경쟁점포가 생기거나 상권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 대비가 필요하다. 어느 성공 사업자의 경우 재고 물량 조절을 위해 해마다 매출일지를 작성하면서 매일매일의 날씨와 온도까지 기록을 했다. 이 자료는 사업에 긴요하게 활용되었다. 평소보다 평균기온이 높았던 봄철에 주문물량을 10% 정도 조절해서 재고 부담을 덜었던 것이다.

내의 전문점의 경우 다른 판매업 보다 고객들이 쉽게 물건을 선택하는 업종이다. 또 일단 점포에 들어오면 물건을 사가는 실구매비율도 다른 업종에 비해 매우 높다.

따라서 고객관리 또한 빼먹어서는 안 되는 요인이다. 연말연시 구매고객에 대한 사은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이다. 시간관리도 필요하다. 독실한 신자인 C씨는 초기부터 일요일에 영업을 쉬었으나 사업이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는 이 부분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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